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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화재 현장서 8살 고양이 못 구했다고 제 신상을 공개한답니다" 소방관의 호소

반려묘를 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주민으로부터 신상 공개 협박을 받았다는 한 소방관의 하소연이 전해졌다.

강유정 기자
입력 2024.05.13 08:59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고양이를 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주민으로부터 신상을 공개하겠다는 협박을 들었다는 소방관의 호소가 전해졌다.


지난 12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어떤 아주머니가 나 신상공개하겠데'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소방관이라고 밝힌 글쓴이 A씨는 "오래된 원룸 건물에 화재가 나서 주민 다 대피시키고 진화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떤 아주머니가 펑펑 울면서 오더라"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자기 애가 (안에) 있는데 빨리 구조해달라고 하더라. 몇 살이라고 물어보니까 8살이라고 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당시 아이들이 학교에 가 있을 시간이었기에 의아함을 느낀 A씨는 재차 주민에게 아이에 관해 물었다.


그런데 해당 주민이 말한 8살 아이는 사람이 아닌 고양이었다.


A씨는 "그때 진입 잘못하면 진짜 죽을 것 같은 상황이었다. 8살 아이면 위험을 감수하겠는데 8살 고양이라서 들어가지 않았다"며 "너무 위험해서 안 된다고 설명해도 (주민이) 막 소리 지르면서 구해내라고 하더라"라고 토로했다.


자칫 잘못하면 소방관의 목숨도 위험한 상황임에도 주민은 계속해서 고양이를 구해달라고 요구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소방관들은 위험 상황으로 판단하고 결국 고양이를 구조하러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그러자 주민은 A씨에게 황당한 말을 해왔다. 그의 신상을 공개하겠다는 협박이었다.


A씨는 "그 아주머니가 우리 서에 전화해서 내가 직무유기죄에 해당한다며 신상을 공개하겠다고 하더라"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대부분 주민의 행동을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사람의 목숨이 더 중요할 수밖에 없는데 반려묘를 위해 소방관들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리겠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누리꾼들은 "대체 캣맘들은 왜 그러는 건지", "안 들어가길 잘했다", "본인이 들어가 구하는 게 나을 듯", "소방관은 목숨이 몇 개 되는 줄 아나", "아주머니가 뛰어 들어가 8살 고양이를 구했으며 소방관님이 목숨 걸고 아주머니를 구하러 갔을 텐데 내 목숨은 걸기 싫은 고양이 주인이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2023년 '소방관 마음 건강 설문조사'에 따르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우울 증상, 수면장애, 문제성 음주 가운데 1개 이상을 경험했다는 소방관이 2만 3천여 명, 전체 응답자 중 43.9%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1년간 한 번 이상 극단적 선택을 생각했다"고 답한 소방관은 4천4백여 명으로 전체의 8.5%나 됐다.


1년 동안 소방 활동을 하며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사건에 노출된 평균 횟수는 소방관 한 명당 5.9회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