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 프랜차이즈 '동대문엽기떡볶이(이하 엽떡)'가 12년째 가격을 동결하고도 사상 처음으로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이에 줄줄이 가격을 올리고 있는 치킨 프랜차이즈와 상반된 행보라는 반응이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엽떡 운영사 '핫시즈너'는 지난해 1084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전년 822억 원 대비 31.8%가 증가한 셈이다. 같은 기간 영업 이익도 27억 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떡볶이계의 배달 열풍을 불어온 선두 주자 엽떡은 매년 성장했다. 2020년 589억, 2021년 722억, 2022년 822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꾸준히 입지를 다져왔다.
엽떡이 오랜 기간 고객들의 사랑을 받아온 데는 변하지 않는 가격도 한몫했다.
엽떡은 2022년 밀가루 등의 가격이 폭등하면서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원재료 인상 부담을 본사가 떠안았다.
2012년부터 대표 메뉴인 '엽기떡볶이' 가격은 1만 4000원으로 판매되고 있다. 주 고객 연령층이 10~20대로 가격 인상에 따른 고객 이탈이 클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 최근 급격한 치킨 가격의 인상으로 반사이익을 보기도 했다.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지난해부터 꾸준히 치킨 값을 인상하며 곧 3만 원 치킨 시대가 올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치킨은 비싸다'는 인식이 생긴 소비자들이 보다 저렴한 떡볶이로 시선을 돌렸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엽떡은 성인 2~4인분 양을 14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3인분으로 따졌을 때 1인분에 4600원 정도의 가성비 상품인 셈이다.
최근에는 로제, 마라, 짜장 등 다양한 소스를 활용해 신제품을 출시해 온 것도 성장 포인트로 꼽힌다.
한편 엽떡은 2002년 동대문 야시장 한 켠 4평 남짓한 공간에서 시작됐다. 동대문 의류상이었던 금주영 전 대표가 1998년 외환위기를 겪고 재기를 위해 차린 '땡초 불닭발'이 그 시초다.
강렬한 매운맛에 동대문을 찾는 여성 고객에게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주력 메뉴인 '불닭발'보다 사이드 메뉴인 '엽기떡볶이'가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후 주력 메뉴를 떡볶이로 변경하고 다양한 토핑과 배달 서비스를 도입한 결과 2014년 300억 원대에서 매출 1000억 원을 뛰어넘는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