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도박 총책, 잡고보니 '중학생'...고등학생 형들 직원으로 뽑아 '2억원' 챙겼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SNS에 도박 서버를 개설해 초등학생, 중학생 등 1500명을 상대로 인터넷 도박을 유도해 약 2억원을 챙긴 10대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특히 중학생이 총책을 맡는 등 서버를 제작하고 운영한 공범들 대부분이 중고등학생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18일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도박장 개설, 도박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성인 총책 A씨(20대)를 구속하고, 총책 B군과 서버관리자 C군 등 16명과 도박 이용자 9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와 B군 일당은 지난 2022년 1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1578명으로부터 2억 1300만원을 송금받아 룰렛 등 21종의 도박에 베팅하게 하는 수법으로 도박 서버를 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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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은 중학생인 총책 B군과 고등학생 서버 관리자 C군의 공모로 시작됐다. 

게임과 데이터 복구 등에 관심이 많고 컴퓨터 실력이 탁월했던 A씨와 B군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친해졌다. 이후 SNS인 '디스코드'에 도박 서버를 만들었다.

중학생인 A군은 전반적인 운영을 맡았으며, 고등학생인 C군이 서버 개발, 유지를 관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도박 서버 내에 직원 모집 글을 공지하고 공범도 끌어들였다. B군과 C군은 게임머니를 충전, 환전하는 직원도 중학생이나 대학생으로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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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돈을 송금받는 은행 계좌 역시 중고등학생 5명에게 하나당 10~20만원에 사들였다. 구속된 성인 총책 A씨는 애초 도박 이용자였다가 직원 모집 공지글을 보고 지원해 운영자가 됐다. 

입건된 도박 이용자 대부분은 10대 청소년이었고, 이들 중 2명은 여중생이었다. 초등학생 1명도 포함되어 있었다. 한 사람이 베팅한 최다 금액은 218만원이었다. 한 고등학생은 4개월간 325차례 입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청소년들이 SNS 등을 통한 광고에 현혹돼 불법 도박사이트에서 도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사이버 도박 서버를 운영하고 있다"며 "청소년을 대상으로 사이버 도박이 확산하지 않도록 총력을 다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또 청소년 사이버 도박 근절을 위해 교육부 등 유관기관에 제도 개선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