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참여 안 해도 '학생회비' 필수"...안 낸 사람 박제한 수도권 대학 디자인학과 학생회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수도권의 한 대학 학생회가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재학생들에게도 학생회비를 납부하라고 요구하고 미납부자 명단까지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3일 대학교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수도권 소재 대학의 영상디자인과에 재학 중이라는 A씨의 하소연이 올라왔다.

A씨는 "MT, 개강 파티 안 갔는데 학생회비를 필수로 납부하라고 한다"며 "4학년은 안 내도 된다는 게 은근히 열 받는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이어 "우리가 4학년을 위해 회비 셔틀을 하는 건가"라며 "행사 참여 안 할 생각인데 왜 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A씨 주장에 따르면 해당 학생회는 학생회비를 안 낸 재학생의 명단을 만들어 단체 채팅방에 올리기도 했다. 원성이 일자 명단은 지워진 상태다.

A씨가 함께 올린 공지 사항을 보면 학생회 측은 "한 학기 동안 과 행사를 위한 회비를 받는다. 이번 학기에는 작년 대비 재학생 수가 적고 MT를 가기 때문에 8만 원씩 걷기로 했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또 여러 차례 학생회비 납부를 독촉하기도 했다. 

학생회는 추가 공지를 통해 "아직 학생회비를 안 낸 사람이 많아서 연락 드린다"며 "4학년 외의 모든 학년이 내야 하며 정상적으로 걷지 못할 시 한 학기의 행사 운영이 불가하다"고 고지했다.

이어 "행사에 참여하지 않을 예정이어도 필수로 내야 한다"며 "오늘 밤까지 입금 부탁드린다"고 요구했다.

이를 본 같은 학교 재학생들은 "10년 전에 머물러 있다", "부끄러운 줄 알아라", "MT 때문에 더 걷는다면서 참여 안 하는데 왜 돈 내야 하냐", "재학생 줄었으면 회비를 줄여라", "같은 학교인 게 부끄럽다"며 비판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대학교 학생회비와 관련한 문제는 예전부터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충남의 한 전문대학 간호학과에서 신입생들에게 40만 원에 달하는 학생회비를 반강제적으로 징수해 공분을 샀다.

또 같은 해 2월에는 광주광역시의 한 사립대 총학생회가 학생회비를 납부하지 않을 시 장학금이 지원되지 않는 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공식 SNS에 올려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이 일자 학생회는 해당 게시글을 삭제했으며 학교 측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며 해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