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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공자 연금 안 쓰고 러닝머신에 아껴둔 90대 할아버지...'치매'로 전부 잃을 뻔했다

마음씨 좋은 한 시민의 신고로 약 5000만원에 달하는 연금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인사이트안산상록경찰서


치매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병이라 불린다. 뚜렷한 치료법이 없어 하루하루 소중한 추억,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기억을 조금씩 잃어가기 때문이다.


국가를 위해 목숨을 바친 한 국가유공자 할아버지도 치매로 인해 영예를 잃어갔다.


국가가 고마운 마음을 담아 건낸 연금도 쓰지 않고 아껴두다 치매로 인해 모두 잃을 뻔하기도 했다.


다행히 마음씨 좋은 한 시민의 신고로 약 5000만원에 달하는 연금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인사이트안산상록경찰서


지난 9일 경기 안산상록경찰서에 따르면 7일 오후 3시 51분께 "안산시 상록구 한 아파트 단지 분리수거장에 버려진 운동기구 안에서 현금다발이 나왔다"는 취지의 112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는 고철 수거업자 전장표씨였다. 전씨는 누군가 버린 러닝머신을 분해하다 현금다발을 발견했다. 현금다발은 5만 원권 975매 총 4875만 원에 이르렀다. 돈은 모두 천으로 엮어 꽁꽁 숨겨져 있었다.


전씨의 신고를 받은 경찰은 곧바로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60대 여성 A씨와 한 남성이 러닝머신을 버리는 장면을 포착했다.


A씨에 따르면 이 돈은 치매를 앓던 그의 아버지 B씨(90대)가 그동안 받은 국가유공자 연금을 인출해 러닝머신 안에 넣어둔 것이었다.


인사이트안산상록경찰서


전씨는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손잡이 옆에 파이프 안에서 나왔다. 보자기 같은데, 전대에 딱 들어 있었다"며 "뜯으니까 쑥 나오더라. 다리가 떨려서 일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것이 아니니 당연히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얼마나 그걸 안 쓰고 그렇게 꼬불거리게 모았나...안 됐다. 좀 쓰고 했으면 좋은데"라고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전씨는 감사장을 수여하겠다는 경찰의 제안을 몇번이나 거절한 끝에 감사장을 받아들었다고 한다.


한편 A씨는 분실했던 현금의 약 10%에 해당하는 485만원을 전씨에게 지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