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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해 아이 낳은 일상 공개했다가 "어떻게 낳았냐" 악플 시달리는 '휠체어 부부' (영상)

결혼 후 아이를 낳고 함께 여행을 다니는 사진과 영상을 공개한 장애인 부부가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인사이트HK01


걸을 수 없어 휠체어를 타야 하는 상황이지만, 함께 운동하고 여행도 떠나며 평범한 일상을 즐기고 있는 특별한 부부의 사연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8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HK01은 중국에 사는 35살 주유지에(朱宇傑)와 30살 판샤오(的樊笑是) 부부의 사연을 전했다.


두 사람은 병으로 걷지 못하는 장애를 가지게 됐지만 휠체어를 탄 채 컬링과 다트를 즐기고, 아이와 함께 여행을 다니며 여느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삶을 살고 있는 금슬 좋은 부부다.


부부는 용기를 내 사회에 발을 내디뎠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편견을 갖고 자신들을 바라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이에 두 사람은 "휠체어를 타고 있어도 평범하게 살 수 있으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며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사이트HK01


키 183cm의 주유지에는 친절하고 밝은 성격으로 주변에 늘 사람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의 아내 판샤오 또한 뛰어난 미모뿐만 아니라 부드러운 목소리, 환한 미소로 학창 시절부터 인기가 많았다고.


두 사람 모두 태어났을 때는 멀쩡히 걸을 수 있었다. 하지만 주유지에는 20살, 아내 판샤오는 18살에 척추 손상을 입어 휠체어 없이는 걸을 수 없게 됐다.


부부가 된 두 사람은 가끔 다투기도 하지만 집에서 요리도 하고 아이도 돌보는, 휠체어를 무시하고 보면 평범한 부부일 뿐이다.


인사이트HK01


4년 전 이들은 휠체어를 타고 결혼식을 올리는 장면을 온라인에 생중계했다. 당시 시청자 수는 1천만 명에 달했다.


부부는 자신들과 같이 휠체어를 탄 수백 명의 장애인을 결혼식에 초대해 함께 휠체어 댄스를 선보였다.


해당 영상은 엄청난 조회 수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주유지에와 판샤오는 이렇게 평범한 일상을 누리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해왔다.


결혼식만 해도 10cm 이상의 계단, 15도 이상의 경사로, 폭 88m 미만의 문, 바닥에 깔린 두꺼운 카펫, 장애인 주차 공간 점유, 난간 없는 화장실 등 여러 문제에 직면했다.


이에 부부는 "삶은 도전 그 자체"라고 말한다.


인사이트HK01


부부는 어려운 상황에서 포기하지 않고 더 많은 도전을 하고 있다. 딸을 데리고 직접 운전을 하며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등산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휠체어를 탄 장애인 부부가 운전하고, 춤추고, 하이킹을 할 수 있냐"라는 반응을 보인다.


"둘 다 휠체어를 타는데 어떻게 임신을 하고 출산을 했냐"라는 말도 서슴지 않는다.


인사이트YouTube '一条Yit'


주유지에는 "우리가 연애하고 결혼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우리에게 '휠체어 한 대도 힘든데 두 대는 더 힘들지 않겠냐'라고 물었다. 사실 그렇지 않다. 우리 둘 다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능력이 있다"라고 말했다.


임신과 출산에 대해서 판샤오는 "다른 사람들보다 어려웠다. 항상 휠체어에 앉아 다리를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만삭 때는 다리에 혈전이 생기기 쉬웠다. 매일 배에 혈액 응고를 막는 헤파린 주사를 맞아야 했다"라고 설명했다.


부부는 "편견은 사회에 만연해 있다"라면서 "다른 사람들은 장애인을 단순히 도움이 필요한 대상으로 여기고 그들의 더 깊은 필요를 무시한다. 장애인들이 외출을 꺼리는 이유가 그에 상응하는 장애인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다들 간과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인사이트HK01


주유지에는 "지금은 좋아 보이지만 처음 휠체어를 탔을 때는 나와 판샤오 모두 매일 집에만 숨어 지냈다. 그 시절 사진 한 장이 없을 정도다. 일, 연애, 결혼과 같은 평범한 일도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2015년 닝보 장베이 지역 장애인 연맹에서 재활을 위해 저에게 연락했고, 이때부터 휠체어 기술과 함께 자신을 돌보는 방법을 배우기 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중에는 조금 더 도전적인 일을 하고 싶어 운전면허 시험을 봤다. 보통 사람들과 같은 과목을 수강했지만 너무 어려웠다. 차에 타는 것부터 힘들었다. 다리에 힘을 못 써 먼저 넣을 수 없기에 몸 전체의 무게중심을 먼저 차에 옮긴 뒤 움직여야 했다. 쉽지 않아 수천 번 연습했다. 판샤오 또한 차에 오르는 데 5~10분이 걸렸다"며 "운전면허증을 딴 뒤 나와 판샤오는 베이징, 상하이, 홍콩, 마카오 등을 여행했다"라고 말했다.


인사이트HK01


하지만 그가 운전을 하는 영상을 올리자 누리꾼들의 악플이 쏟아졌다고 한다.


주유지에는 "사람들은 '장애인이 어떻게 차 운전을 할 수 있냐'라고 하더라.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신체장애가 있으면 가난하게 살아야 하고 괜찮은 삶을 살고 있다면 사기를 치는 건 아닌지 의문을 제기한다"라고 토로했다.


판샤오는 "솔직히 처음에는 이런 악플을 보고 숨어서 울곤 했다. 이제는 부정적인 댓글은 항상 존재하지만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는 여행과 운전 영상을 더 많이 올리고 있다"라면서 "신체적 장벽은 부분적인 제한일 뿐,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제한하지는 못한다"라고 전했다.


인사이트HK01


부부는 여행 외에도 다양한 취미를 가지고 있다. 휠체어 댄스, 휠체어 아이스하키, 다트도 즐긴다.


주유지에는 "춤에 대한 기본기가 없어 배울 때 힘들었다. 휠체어끼리 충돌하는 일도 잦았다. 판샤오가 넘어져 쓰러진 적도 있었지만 우리는 항상 기꺼이 시도했고 어려움은 해결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제 우리 둘 다 점점 더 자신감을 얻고 있다"며 "사실 다른 사람들은 다리를 사용하고 우리는 휠체어를 사용한다는 점만 다를 뿐이다"라고 말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말 대단한 부부다", "악플 신경 쓰지 말고 꽃길만 걷기를", "신체적 한계를 뛰어넘는 모습이 멋지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부부를 응원하고 있다.


YouTube '一条Y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