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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에 가족을 모두 잃은 제주 할머니가 평생 생선을 먹지 못한 안타까운 이유 (영상)

제주 4·3 사건으로 가족을 모두 잃은 김연옥 할머니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인사이트YouTube '제리뉴스'


제주 4.3사건이 올해로 76주기를 맞았다. 이는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 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발생한 무력 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제주 주민들이 억울하게 희생당한 사건을 말한다.


추정 희생자만 3만 명, 행방불명자가 3천 명이 넘는 가슴 아픈 사건이다.


이 가운데 제주 4.3사건으로 인한 트라우마로 생선을 입에 대지 못하는 제주 할머니의 사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인사이트YouTube '제리뉴스'


희생자 가족인 1942년생 김연옥 할머니의 손녀 정향신 씨는 5년 전 추념식에서 8살 때 일가족을 모두 잃은 할머니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정씨는 "8살 소녀가 겪어야 했던 그 아픔을 우리 사회가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라면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저는 할머니에 대해 모르는 게 많더라. 할머니 머리에 아기 주먹만 한 움푹 파인 상처가 있는데 그게 4.3 후유장애라는 것을 작년 4월에야 알았다"고 고백했다.


정씨는 혼자 바닷가에 자주 나가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고 '바다를 참 좋아하시는구나'라고 생각해 왔다고 한다. 그런데 믿을 수 없는 진실을 알게 됐다.


인사이트YouTube '제리뉴스'


그는 "할머니의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오빠와 동생이 땅도 아닌 바다에 던져져 없어져 버렸다는 사실"이라며 울먹였다. 고작 8살의 어린 나이의 할머니가 겪은 현실은 너무나도 충격적이었다.


정씨는 "할머니는 물고기를 안 드신다"며 "부모 형제가 바다에 떠내려가 물고기에 뜯겨 먹혔다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말을 이어갔다.


그에 따르면 할머니는 어릴 때부터 꾹 참으면서 멸치 한 마리조차 먹지 않았다. 지금도 할머니는 바닷물이 들이치면 부모님, 형제가 두 팔 벌려 오는 것만 같은 기분을 느낀다.


인사이트YouTube '제리뉴스'


할머니의 '바다'를 이제야 알게 된 정씨는 "자식들에게 못 해준 게 많다고 미안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할머니 우는 것보다 웃는 게 훨씬 예쁘다"면서 이야기를 마쳤다.


4·3 사건 당시 제주도 서귀포시에 살던 김연옥 할머니의 가족들은 이유도 알지 못한 채 정방폭포로 끌려가 학살당했다. 그렇게 그들은 영원한 이별을 했다.


오늘(3일)로 76주기를 맞은 제주 4·3 사건. 잠깐이라도 할머니의 심정이 되어 공감하고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는 추념의 시간을 갖도록 하자.


YouTube '제리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