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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그리워하다 앙상하게 마른 일본 '유명 사슴공원' 사슴들...1년 새 65마리 폐사

일본 나라공원의 사슴들이 앙상하게 마른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주고 있는 가운데 나라현과 나라시가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인사이트朝日新聞


일본의 인기 여행 명소 나라공원. 야생 사슴 1,200여 마리가 서식하는 이곳은 사슴에게 먹이를 주고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일본을 방문한 전 세계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그런데 최근 이곳에 사는 사슴들의 건강이 위태롭다.


지난 25일(현지 시간) NHK, 아사히 신문 등 일본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나라현 위원회는 나라공원의 사슴을 보호하는 일반재단법인 '나라사슴애호회'가 운영하는 사슴 수용시설의 관리 체제에 대해 검토하고 있으며 새로운 사슴 관리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인사이트朝日新聞


현재 나라공원에는 농작물에 피해를 입혀 포획된 사슴을 수용하는 울타리가 있다.


'특별 울타리'라고 불리는 이 울타리는 약 2,500㎡ 크기로 두 개의 울타리에 암컷과 수컷이 따로 생활하고 있으며, 한 번 이곳에 수용된 사슴은 절대 나갈 수 없다.


그런데 최근 사슴 학대에 대한 내부 고발이 있어 현과 시가 조사하기에 이르렀다.


인사이트朝日新聞


나라공원 내 신사 가스가타이샤(春日大社) 인근에 있는 야외 시설 '로쿠엔(鹿苑)'에는 질병이나 사고를 당해 다친 약 30마리의 사슴들이 보호되고 있는 한편, 밭에서 농작물을 훔쳐 먹다 덫에 걸리거나 사람에게 부상을 입힌사슴 약 240마리(수컷 약 100마리, 암컷 약 140마리)가 수용되고 있다.


나라사슴애호회는 이곳을 관리한다. 단체는 연간 약 750만 엔(한화 약 6,671만 원)의 사료비는 현과 시, 가스가타이샤 신사의 보조금, 사슴 전병 판매 일부 등으로 충당하고 있다.


아사히 신문은 이곳의 사슴들은 제대로 먹지 못해 뼈만 앙상하게 남고 털까지 빠져 있었으며 잡초를 뜯어 먹기 위해 울타리 틈새로 열심히 혀를 내밀고 있는 사슴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애호회에서 근무하는 수의사 등으로 꾸려진 조사팀은 이곳에 사는 70% 이상의 수컷 사슴이 기아 상태에 빠졌다고 밝혔다.


인사이트朝日新聞


조사 결과, 해당 시설에서는 △배고픔, 갈증으로부터의 자유, △통증, 부상, 질병으로부터의 자유, △공포·억압으로부터의 자유 등 동물 복지에 관한 5개 항목이 국제 수준에 저촉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20% 정도의 사슴이 영양 부족으로 야위어있었고, 먹이를 둔 장소 주변도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아 매우 지저분한 상태였다.


이곳에서 1년 동안 사슴 65마리가 부적절한 사육 방식 때문에 폐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관광객이 크게 줄면서 사람들이 주는 과자 맛을 잊지 못한 사슴들이 풀도 먹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면서 사슴들의 건강은 더욱 악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홋카이도대학교 치자와 시로 보전생태학 조교수는 산케이신문에 "이런 사슴들은 사람에 의한 '센베이(전병) 의존증'일 가능성이 있다"라고 했다.


나라현과 나라시는 철저한 조사 끝에 시설의 관리 체제가 부적절했다고 판단했다.


인사이트毎日新聞


25일 열린 위원회에서 현의 조사 담당자는 한 번 농작물을 훔쳐 먹다 적발된 사슴을 죽을 때까지 특별 울타리에 수용하고 있는 것에 대해 "농작물의 피해를 막는 효과는 희박하다"라고 했다.


위원회에서는 "울타리의 사슴 수를 줄여 나가야 한다", "야생 사슴은 살처분 없이 관리할 수 없다" 등의 의견이 오갔다.


이후 사슴 수를 관리해 가는 새로운 방법을 검토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올해 안에 정책의 세부 사항을 결정하고 내년 봄 이를 시행하기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