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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출산인데 '마통'으로 버텨"...생활고 호소하며 분유·기저귀 후원해달라는 의사들

의료 현장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재정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전공의의 사연이 전해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전공의에 이어 전국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으로 의료 현장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재정적 어려움을 호소하는 전공의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5일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장은 "의협회관에서 직접 분유, 기저귀를 수령한 전공의를 빼고 온라인으로 분유, 기저귀를 신청한 전공의들이 100분이 넘었다"고 전했다.


노 전 회장은 아기를 키우는 전공의에게 분유, 기저귀를 후원하는 '육아 Doctor 후원'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앞서 지난달 19일부터 집단사직으로 시작한 전공의 일부는 수련병원에서 나오는 급여가 끊겨 생활고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대강당에서 대한전공의협의회 2024년도 긴급 임시대의원총회 / 뉴스1지난달 2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대강당에서 대한전공의협의회 2024년도 긴급 임시대의원총회 / 뉴스1


수련병원에 소속된 의사는 겸업이 불가해 물류센터, 식당 등에서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잇고 있다고 한다.


노 전 회장이 공개한 일부 전공의들의 메모를 보면 한 전공의는 "곧 아이가 태어나는데 수입이 없다. 마이너스 통장으로 버텨야 하는데 이렇게 실질적인 도움까지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후배들을 생각하는 마음 잊지 않고 베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공의는 "가장으로서 자금난이 있어 기저귀와 분유를 신청하게 됐다. 노 전 회장의 노고와 선의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은혜를 잊지 않고 후배 의료인을 비롯해 동료 의사분들께 갚아나가겠다"고 했다.


노 전 회장이 공개한 마지막 메모에는 "당장 3월부터 외벌이하게 됐는데 작금의 상황이 생겨 가장으로서 심적 부담과 경제적인 어려움이 생겼다"며 "의국원 및 전공의분들이 사법적 리스크, 군 입대 등의 어려움이 있음에도 사직 의사를 표하는 모습을 보며 저도 사직의 뜻을 제 자유의사로 끝까지 동참하기로 했다. 후원 선배님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단 말씀 드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인사이트Facebook '노환규'


노 전 회장은 전공의들을 후원한 이들의 뜻도 일부 전했다.


후원자들은 "비의료인이지만 희생을 볼모로 잡힌 전공의에게 힘이 되고자 한다", "망가진 의료가 조금이라도 정상화되길 바라는 비의료인으로서 의사들을 응원합니다. 꼭 버텨 달라", "치과의사지만 이번 사태가 그동안 기형적이었던 의료수가체계, 당연지정제 등을 바로잡는 사회가 되길 바라며 응원한다. 치과협회가 제대로 나서지 않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 등의 메모를 남겼다.


노 전 회장은 "이제 (신임) 협회장이 당선되면 업무를 의협으로 넘기도록 하겠다"며 "저는 이 프로젝트가 영구히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26일) 윤석열 대통령은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처분 유예를 지시했다.


복지부 박민수 차관은 대통령이 주문한 '유연한 처리'에 대해서는 "당과 계속 논의 중"이라면서도 "법을 위반한 것에 대해선 상응하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원칙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