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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가라며 사생활 통제하고 압박한 친엄마 살해하고 시신 훼손한 외동딸

의대에 가라며 압박하는 엄마를 참다 못해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딸의 사연이 재조명됐다.

인사이트TokyoReporter


부모가 자녀의 성공을 바라는 것은 정상적인 일이다. 하지만 과도한 압박은 오히려 자녀를 불행하게 한다.


지난 2018년 일본에서는 딸이 엄마의 압박을 버티다 못해 결국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하는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 나라 전체를 충격에 빠뜨렸다.


잔혹한 범죄임에도 일본 국민은 딸의 선처를 바랐다. 엄마로 인해 철저히 통제된 삶을 살아야 했기 때문이다.


지난 21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HK01은 2018년 일본 전역을 떠들썩하게 만든 살인사건을 재조명했다.


인사이트키류 노조미 / TokyoReporter


당시 일본 시가현 강가에서 훼손된 시신이 발견됐다. 사망자는 키류 시노부(당시 58세)라는 여성이었다.


그녀를 살해하고 시신을 잔인하게 훼손한 살인범은 사실 한 지붕 아래에 살고 있던 그녀의 친딸 키류 노조미(당시 34세)였다.


외동딸이었던 노조미는 어릴 적부터 의사가 되라는 엄마의 압박에 시달렸다. 초등학교 때부터 아빠가 회사 기숙사에 살게 되면서 엄마의 압박은 더욱 심해졌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공부를 곧잘 했지만, 고등학생이 되면서 성적이 떨어졌고 이때부터 엄마는 노조미를 학대하기 시작했다.


외출을 통제하는 것은 기본이고 화장실까지 쫓아와 공부를 시켰으며 휴대폰까지 압수했다.


너무 힘들었던 노조미는 세 번이나 가출을 감행했고 이때마다 엄마에게 폭행을 당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2005년, 노조미는 희망했던 의대에 불합격했다. 하지만 엄마는 친척들에게 딸이 의대에 합격했다고 거짓말하며 그녀를 압박했다.


노조미는 9년 동안 재시험을 치렀지만, 의대에 합격하지 못했다.


결국 노조미는 엄마를 설득해 간호대학에 진학했다. 여기에는 조산사가 되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노조미는 수술실 간호사가 되기를 희망했지만 엄마는 끝까지 조산사가 되어야 한다고 강요했다.


2017년 여름, 당시 4학년이던 노조미는 학교 부속병원에서 실습을 할 수 있었지만, 엄마 때문에 포기하고 조산사 자격증을 공부해야 했다.


인사이트TokyoReporter


같은 해 12월, 노조미가 휴대폰을 발견한 엄마는 공부는 하지 않고 휴대폰을 가지고 있다며 무릎을 꿇고 사과하게 한 뒤 그런 딸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고 휴대전화를 박살 냈다.


강압적인 엄마에 육체적, 정신적으로 지칠 대로 지친 노조미는 엄마를 살해할 계획을 세웠다.


2018년 1월 19일, 노조미는 조산사 시험에 응시하지 않고 엄마에게 간호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화가 난 엄마는 노조미를 '반역자'라고 부르며 잠을 못 자게 했다.


그날 밤, 노조미는 엄마가 잠들기 전 안마를 해준 후 잠이 든 것을 확인한 뒤 침실에 숨겨져 있던 흉기를 꺼내 휘둘렀다.


엄마가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것을 확인한 노조미는 '괴물을 물리쳤으니 이제 마음이 편하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녀는 엄마의 시신 옆에서 드라마를 보다가 잠이 들었고 일어나 시신을 훼손한 후 유기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pixabay


경찰은 DNA 대조 등을 통해 노조미를 유력한 용의자로 기소했다.


2020년 2월 사건의 첫 재판이 열렸다. 노조미는 어머니가 극단 선택을 했으며 자신은 시신을 처리했을 뿐이라며 살해를 부인했다.


판사는 유력한 증거를 바탕으로 유죄로 판단했지만, "오랫동안 엄마와 단둘이 살면서 세상과 단절되다시피 갇혀 지냈고 성인이 되어서도 조종당했다"라는 이유로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2심에서 노조미는 "엄마를 죽였다는 사실을 아빠가 알게 되는 것이 두려워 부인했다"라면서 자신의 범행 사실을 인정했다.


판사는 그녀의 형량을 징역 10년으로 대폭 감형했다.


엄마의 욕심과 집착으로 끔찍한 결말을 맞은 모녀의 비극적인 이야기는 현재까지도 재조명되며 많은 이들에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