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15℃ 서울
  • 15 15℃ 인천
  • 13 13℃ 춘천
  • 10 10℃ 강릉
  • 15 15℃ 수원
  • 17 17℃ 청주
  • 17 17℃ 대전
  • 13 13℃ 전주
  • 17 17℃ 광주
  • 16 16℃ 대구
  • 15 15℃ 부산
  • 16 16℃ 제주

650년 된 '산삼', 강남아파트 4채값 주고 통째로 '잘근잘근' 씹어먹은 재벌 회장님

최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현대 창업주 정주영 명예회장의 산삼 사랑과 관련한 일화가 재조명되고 있다.

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 현대그룹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 현대그룹


작고한 현대 창업주 정주영 명예회장은 산삼을 즐겨 먹기로 유명했다. 심마니들 사이에서 정 명예회장의 산삼 사랑에 대한 여러 가지 일화가 떠돌 정도다.


최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정 명예회장의 각별한 산삼 사랑이 소환됐다. 과거 심마니였던 A씨가 중앙일보에 털어놓았던 전설과도 같은 이야기다. 


이에 따르면 A씨가 산을 탄 지 15년째 되던 해 강원도 인제 점봉산 고래골에서 적어도 650년이 넘는 천종(5대 이상 인위적 간섭없이 산에서 자란 천연 산삼)을 캤다고 한다. 


노두에서 미(뿌리) 끝까지의 길이가 무려 1m 30cm나 됐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산을 내려와 무게를 달았더니 3냥 9돈 7푼(약 149g)이었다. 천종산삼은 120년은 돼야 1냥(37.5g) 정도의 무게가 나간다고 한다. 


A씨가 큰 삼을 캤다는 소식은 삽시간에 퍼졌다. 금방 서울에서 연락이 왔다. 아주 높은 어른이 직접 내려온다고 했다. A씨는 차에서 내리는 사람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그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었다. 직접 강원도 인제의 산골까지 온 것이다. 


정 명예회장은 A씨의 안방으로 뚜벅뚜벅 들어갔고, 뒤따르던 비서가 가방에서 돈을 꺼냈다. 돈은 총 7800만원으로 650년 된 산삼 값이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1980년 당시 서울 강남의 은마아파트 43평형 분양가가 2034만원 정도였다. 당시 대기업 대졸 신입사원의 월급이 30만원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엄청 비싼 값을 치르고 산삼을 사게 된 것이었다. 


전문 감정사는 따로 필요 없었다고 한다. 정 명예회장은 노두와 약통, 꽃대를 찬찬히 살피더니 '이런 물건이 이제야 나왔다'면서 무릎을 탁 쳤다고 한다. 


정 명예회장이 산삼을 볼 줄 알았던 것이다. 


A씨의 아내가 물을 떠 와 산삼을 씻자, 정 명예회장은 '삼 씻느라 수고했다'며 손수 지갑에서 수표를 꺼내 70만원을 따로 줬다고 한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에 따르면 산삼의 효능을 얻기 위해서는 삼이 아무리 커도 한 번에 다 먹어야 한다고 한다. 


정 명예회장은 앉은 자리에서 산삼을 모두 먹었다. 뿌리 끝부터 줄기, 잎까지. 잘근잘근 오랫동안 씹어서 모두 먹는데 꼬박 3시간 30분이 걸렸다. 


정 명예회장은 산삼을 먹으면서 '농촌에서 삼 캐며 살기가 힘들었다'는 A씨 말에 "당신이 고생을 알긴 아느냐"며 호통을 쳤다고 한다. 


그리고 북한에서 내려와 안 해본 일이 없다는 정 명예회장의 고생담을 듣고 힘들다고 한탄했던 자신이 부끄러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