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카드'로 치킨 결제하자 주문 취소하고 '공짜 치킨' 배달해 준 사장님

당근마켓

아동급식카드로 주문한 고객에게 무료로 치킨을 배달해 준 한 치킨집 점주의 사연이 화제다.

지난 16일 중고거래 앱 '당근마켓'에는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ㅠ'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김해시 무계동에 산다는 작성자 A씨는 설 명절 당시 한 치킨집 점주로부터 무료 치킨을 배달 받은 감동적인 사연을 전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게시글에 따르면 A씨는 설 명절에 배달 앱으로 치킨을 주문하면서 아동급식카드로 결제를 요청했다.

그는 요청 멘트에 '급식카드 사용이 안 된다면 주문을 취소해 주세요"라고 적었다.

얼마 후 가게는 주문을 취소했다. 이에 A씨는 급식카드 사용 가맹점이 아니라 주문이 취소된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곧 치킨집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A씨는 "치킨을 보내주신다고 해 '카드가 되나 보다'하고 집안일을 하는 중에 딸이 카드를 들고 치킨을 받았는데 계산을 안 하고 그냥 가셨다"라고 전했다.

이어 "설날이라고 아이랑 먹으라면서 서비스 치즈볼이랑 콜라까지 주셨다"며 "저 진짜 이런 경험 처음이라 어디에 감사 인사를 전해야 할지 몰라 횡설수설 글을 쓰는데 감사한 마음이 전달되는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물론 사장님과는 배달 받고 다시 통화해서 감사 인사했고, 내일 다시 결제하러 간다고도 했는데 극구 사양을 했다. 다음에 다시 한번 시켜달라고 하셨다"라면서 "이런 사장님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란다. 저는 치킨은 여기에 뼈를 묻겠다"라며 글을 마쳤다.

A씨의 사연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확산하며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이런 곳은 돈쭐 내줘야 한다", "마음 따뜻한 사장님이다. 이런 분이 잘 되셔야 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얼마 후 게시글에 치킨집 점주가 직접 댓글을 달았다. 점주는 "작은 것에 격한 감동을 받으셨다니 제가 더 감사하다. 공주님 예쁘게 키우시라"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희 와이프도 13년 만에 아이가 들어서서 매일매일 행복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며 "작은 행동 하나에 이렇게 응원해 주셔서 마음만으로도 제가 더 감사하다고 했다".

16일 김해시 부곡동에서 개인 치킨집을 운영한다는 점주 최씨는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배달 요청 사항에 아동급식카드라고 쓰여 있었는데 기초생활수급자와 비슷한 개념으로 알고 있다. 그 카드로 결제가 안 되면 주문 거부해달라는 게 다른 결제 수단은 없거나 여윳돈이 없는 거라고 생각했다. 마침 주소도 저희 가게에서 가까운 곳이라 직접 배달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씨는 선행이 알려진 후 황당한 일을 겪기도 했다.

그는 매체에 "당근에 글이 올라온 다음날 8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가 100원밖에 없다면서 음식을 달라고 온 일이 있었다. 손에는 저보다도 좋은 스마트폰을 쥐고 있었다"며 "저는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은 것이기에 그 아이를 돌려보냈다. 아이가 직접 했다기보다는 어른이 시켰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