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밤 밥시간 놓친 이등병 위해 공짜로 '딸에게만 해주는 특식' 내준 식당 사장님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군부대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업주가 마감 시간에 들어온 이등병에게 공짜로 특식을 내준 가슴 뭉클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7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마감시간 되어 온 앳된 군인'이라는 제목의 사연 글이 올라왔다.

경기도 가평군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는 A씨는 "눈이 펑펑 내린 날, 손님도 없고 마감 시간도 되어 정리 중에 군복 입은 앳된 군인 아저씨가 혼자 들어왔다"라고 운을 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 = 인사이트

이어 "부대가 근처에 있어 군인 손님들도 자주 오는데 저희는 2인 메뉴라 혼자 오지는 않는다. 망설이다 들어온 게 보이길래 우선 앉으라고 했다"라면서 "이등병이던데 휴가 갔다 복귀하는 중에 밥시간을 놓쳤나 보더라. 8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 여기는 시골이라 늦게까지 하는 식당도 없고 근처에 편의점도 없다"라고 설명했다.

1인 메뉴가 없던 터라 A씨는 딸이 좋아하는, 딸에게만 해주는 특별식을 내주기로 했다고.

그 특별식은 바로 알과 곤이, 두부, 콩나물이 들어가는 미니 알탕이었다.

A씨는 "알, 곤이, 두부, 콩나물 듬뿍 넣고 우리 아이가 먹는 것처럼 보글보글 끓여줬다. 탕은 2인분이라 부담스러워할 것 같아서 라면사리에 공깃밥 두 개를 두고 천천히 먹으라고 하고 주방 청소하는 듯하며 지켜봤다"라고 전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영화 '카모메 식당'

배가 고팠는지 군인은 알과 곤이, 라면사리를 모두 건져먹고 밥 두 그릇을 뚝딱 해치웠다.

식사를 다 마치고 일어선 군인은 "귀대 시간이 촉박해서 남겼다"면서 미안해했다.

음식값을 계산하려는 군인에게 A씨는 "메뉴에도 없는 거라 돈을 받을 수 없다"라며 음식값을 받지 않았다.

그는 "눈 오는데 조심해서 귀대하라"라며 군인을 배웅했다. 앳된 군인은 연신 "고맙다"며 인사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눈길 걸어가는데 다리를 다쳤는지 절룩대며 걷는 뒷모습이 또 안쓰럽더라"라면서 "눈 오는 날 장사는 안됐지만 푸근한 마음으로 마감했다"라고 글을 마쳤다.

추운 날, 앳된 군인에게 따뜻한 특식을 선물한 A씨의 사연은 많은 이들에 훈훈함을 안겼다.

누리꾼들은 "마음이 따뜻해진다", "조만간 돈쭐나시길 간절히 기원한다", "군인 아들을 둔 엄마로서 눈시울이 붉어진다", "세상 살맛 나는 이야기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A씨는 이런 누리꾼들의 댓글에 "'내 자식이 배고프면 어쩌나'하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