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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입장에서..." 푸바오 꼭 중국 보내야 한다던 강철원 사육사의 진짜 속마음 담긴 손편지

푸바오와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는 강철원 사육사는 늘 "동물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여왔다.

강철원 사육사와 푸바오 / 사진 제공=에버랜드강철원 사육사와 푸바오 / 에버랜드


국내 유일의 자이언트 판다 커플 러바오(수컷, 11세)와 아이바오(암컷, 10세) 사이에서 태어난 첫째 판다 푸바오.


푸바오는 '용인푸씨', '뚠빵이' 등의 별명으로 불리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푸바오는 올해 봄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 판다 관련 중국과의 협약에 따르면 귀환 시점은 '만 4세 이전'이다.


에버랜드와 중국야생동물보호협회는 반환 시기와 절차 등을 논의하고 있다.


인사이트YouTube '말하는동물원 뿌빠TV'


푸바오와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는 강철원 사육사는 늘 "동물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나 누구보다 푸바오를 직접 키워낸 만큼 애정이 남다를 터. 눈물나는 속마음이 공개됐다.


지난 19일 유튜브 채널 '말하는동물원 뿌빠TV'에는 에버랜드에 새롭게 문을 연 '바오 하우스' 집들이 영상이 올라왔다.


바오 하우스는에서는 가족의 탄생, 푸바오와 함께 하는 하루, 영원한 기억 등 8개 주제로 마련된 판다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다.


인사이트YouTube '말하는동물원 뿌빠TV'


갤러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강철원 사육사가 아이바오, 러바오와 처음 만난 순간부터 푸바오가 태어나 성장하고 최근 루이바오와 후이바오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판다 가족이 탄생한 과정을 사진과 영상으로 만날 수 있다.


마지막에는 강철원 사육사의 손편지가 담겼다. 편지에서 강 사육사는 "사실 주위에서 할부지에게 많이 물어본단다. 푸바오를 꼭 보내야 하느냐고, 할부지는 슬프지 않느냐고... 그럴때마다 일부러 덤덤한 목소리로 말하지. '푸바오의 판생을 위해 가야 한다'고, '처음부터 예정된 이별'이라고, 말을 그렇게 하지만 할부지의 마음은 복잡하기만 하더구나"라고 털어놨다.


이어 "우리 푸바오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아쉬워하고 힘들어 하는게 느껴져서, 그리고 그 분들의 마음이 곧 할부지의 마음이기도 해서"라며 이별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YouTube '말하는동물원 뿌빠TV'


강 사육사는 또한 "할부지와 삼촌, 이모들의 사랑을 잊지 말아줘. 뿌딩이, 애둥이, 푸덕이 님들의 사랑을 잊지 말아줘"라며 "할부지는 활짝 웃으며 너를 보내줄거야. 눈물 보이지 않는다고 서운해하면 안된다"라고 덧붙였다.


푸바오를 향한 강 사육사의 진짜 속마음이 느껴져 많은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다.


아래는 강철원 사육사의 편지 전문이다. 


푸바오에게

푸바옹~ 우리 공주님, 할부지야

너와 함께한지도 벌써 3년이 되었구나.

3년이라는 세월이 마치 3일처럼 흐른것 같다.

매일매일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할부지만 바라보며

따라다니던 우리 푸바오.

푸바오의 판생에서 할부지가 늘 함께였던것 알지?

정말 꿈만 같구나.

사실 할부지에게는 푸바오 말고도 수많은 동물친구들이 있었단다.

그 친구들과 만나고 헤어지는 일을 반복하면서 여기까지 왔지.

특히 첫번째 만난 판다가족과는 생각지도 못한 이별을해서

아쉬움이 컸단다.

그래서 할부지는 우리 바오가족들이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것같아.

할부지의 사육사 생활을 통틀어 가장 뜨거운 열정과 노력과 사랑을 쏟아붓게 만드는 보물같은 존재인거지.

우리 푸바오의 아빠 엄마를 처음 만났을때가 떠오르는구나.

첫만남부터 애교를 부리며 반갑게 다가와준 멋쟁이 러바오

처음엔 낯을 가렸지만 나중엔 할부지를 믿고 마음을 열어준 어여쁘고 착한 아이바오.

그 둘 사이에서 네가 기적처럼 태어났지.

엄마 아빠의 좋은점만 쏙 빼닮은 채 말이야.

세상에서 둘도 없는 사랑스러운 푸바오.

너를 정성스레 돌보며 너의 할부지라는 사실에 늘 행복했단다.

그리고 너의 동생들 루이바오, 후이바오가 태어나 더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겠지.

사실 주위에서 할부지에게 많이 물어본단다.

푸바오를 꼭 보내야 하느냐고, 할부지는 슬프지 않느냐고,

그럴때마다 일부러 덤덤한 목소리로 말하지.

푸바오의 판생을 위해 가야 한다고,

처음부터 예정된 이별이라고,

말을 그렇게 하지만 할부지의 마음은 복잡하기만 하더구나.

우리 푸바오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아쉬워하고 힘들어 하는게 느껴져서, 그리고 그 분들의 마음이 곧 할부지의 마음이기도 해서.

푸바오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행복했던 할부지는

푸바오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고,

푸바오를 만나는 모든 분들이 행복하길 바랐어.

그리고 정말 행복을 주는 보물이라는 너의 이름처럼

참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 했지. 지금도 말이야.

아빠를 닮아 예쁘고 호기심 많은 푸바오.

엄마를 닮아 지혜롭고 똑똑한 푸바오.

할부지와 삼촌, 이모들의 사랑을 잊지 말아줘.

뿌딩이, 애둥이, 푸덕이 님들의 사랑을 잊지 말아줘.

우리 푸바오는 어디로 가든, 누구와 있든,

주위의 따뜻한 사랑을 받으며 잘 적응하리라 믿어

할부지는 활짝 웃으며 너를 보내줄거야.

눈물 보이지 않는다고 서운해하면 안된다.

푸바오 할부지에게 와줘서 고맙고, 고맙고, 고마워.

네가 열살, 스무살이 되어도

넌 할부지의 영원한 아기판다라는걸 잊지 마렴.

사랑한다.

2023년 11월

가을이 깊어가는 어느날

할부지가 푸바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