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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드라마 봤다"는 이유로 북한 중학생 2명이 받은 끔찍한 '공개 처벌'

북한이 한국 드라마를 시청했다는 이유로 10대 소년 2명에 대해 12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한 영상이 입수됐다.

인사이트

북한이 한국 드라마를 시청했다는 이유로 10대 소년 2명에 대해 12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하고 수갑을 채우고 있다. /영국 BBC 방송이 공개한 북한 샌드연구소 영상 화면 캡처


북한이 한국 드라마를 시청했다는 이유로 10대 소년 2명에 대해 12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한 영상이 공개됐다.


18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북한에서 한국 드라마를 봤다는 이유로 10대 소년 2명이 12년 노동형을 선고받는 희귀 영상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영국 BBC가 탈북민들과 함께 일하고 있는 한국의 샌드연구소에서 입수한 '학습제강' 영상에는 10대 소년 두 명이 수백 명의 학생으로 가득 찬 평양시 청년공원 야외극장으로 끌려 나온 모습이 담겼다.


인사이트영국 BBC 방송이 공개한 북한 샌드연구소 영상 화면 캡처


이들은 평양 소재 중학교 3학년 학생들로, 머리를 완전히 밀고 회색빛 죄수복을 입은 채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고 유포했다'는 죄목으로 12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다.


영상에는 제복을 입은 경찰관들은 "잘못을 깊이 반성하지 않는다"며 소년들을 야단치는 가 하면 '남한 문화가 10대들에게까지 퍼졌으며 이 소년 2명이 자기 미래를 망쳤다'는 내용의 해설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BBC는 "이들의 손에는 수갑이 채워졌고 담임교원, 지역 청년동맹 책임지도원 등의 신상도 공개됐다. 두 소년의 가족들은 평양에서 추방된 것으로 전해졌다"고 밝혔다.


인사이트영국 BBC 방송이 공개한 북한 샌드연구소 영상 화면 캡처


이어 화면 속 주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으로 보아 영상이 촬영된 시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기승을 부리던 '2021년 11월부터 2022년 1월'로 짐작된다고 설명했다.


통상 미성년자가 범죄를 저지르면 일반 교도소가 아닌 소년교양단련대로 보내지고 형량도 최대 10년을 넘지 않았던 만큼 이러한 선고는 남한 문제와 연관된 처벌을 북한이 강화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와 관련해 BBC는 "과거엔 이런 경우 미성년자들에게 평균 5년 이하의 형량을 선고했으나, 2020년 남한 오락물을 보거나 배포하면 사형에 처하는 법이 생겼다"고 전했다.


인사이트뉴스1


한 탈북민은 BBC에 "미국 드라마를 보다가 걸리면 뇌물을 주고 빠져나올 수 있지만 남한 드라마를 보면 총에 맞는다"며 한국 음악을 듣고 한국 영화를 공유했다는 이유로 22세 남성이 총에 맞아 사망하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한 드라마는 힘든 현실을 잊게 해주는 약"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20대 탈북민 또한 "북한에선 남한이 우리보다 훨씬 못산다고 배우지만 남한 드라마를 보면 전혀 다른 세상이다. 북한 당국이 그 점을 경계하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BBC는 2000년대 한국의 '햇볕정책' 이후 북한에 한국 드라마 등이 유입됐다면서 "한국 정부는 햇볕정책이 2010년 북한 행동에 어떠한 긍정적 변화도 초래하지 않았다며 정책을 종료했지만, 한국 오락물은 중국을 통해 계속 북한으로 들어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