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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안, 편안함에 이르렀나"...故 이선균의 '나의 아저씨' 속 박동훈 명대사

배우 이선균이 지난 28일 세상을 떠난 가운데 팬들 사이에서 드라마 나의 아저씨 속 박동훈의 명대사가 재조명되고 있다.

인사이트뉴스1


마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배우 이선균이 세상을 떠났다. 일부 팬들은 아직도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 낯설기만 하다. 


이선균은 정극부터 로맨틱 코미디까지 넓은 스펙트럼에서 안정된 스타일을 보여주는 연기자였다. 


드라마 '하얀거탑'에서 올바른 직업윤리를 가진 바른 의사를 소화하더니 영화 '킬링 로맨스'에서는 긴 머리에 콧수염, 화려한 옷차림, 과장된 말투로 지독한 나르시시스트의 모습을 보여줬다. 


다만 대중의 머릿속에 기억되는 이선균은 홍상수 감독의 영화 '누구의 딸도 아닌 혜원' 속 능글맞은 교수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속 성공한 CEO의 모습은 아닐 듯하다. 


인사이트tvN '나의 아저씨'


이선균이 세상을 떠나고 가장 많이 회자하는 작품은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다. 이선균은 드라마에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40대 회사원 박동훈으로 분했다. 


박동훈은 평범하지만 상처가 있는 사람이다. 드라마에선 이런 사람들이 여럿 등장해 관계를 형성하고 자신이 처한 트라우마를 극복해 나간다. 


사람들은 드라마를 보며 감동과 위안을 얻었다. 같은 보통 사람인 박동훈과 그 감정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위로되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그래서일까. 세상을 떠난 이선균을 기리기 위해 사람들은 '나의 아저씨'를 가장 먼저 꺼내 들었다. 


인사이트tvN '나의 아저씨'


"네가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이면 남들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네가 심각하게 받아들이면 남들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모든 일이 그래, 항상 네가 먼저야. 옛날 일 아무것도 아니야. 네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이름대로 살아 좋은 이름 두고 왜"


인사이트tvN '나의 아저씨'


"다들 평생을 뭘 가져보겠다고 고생고생하면서 '나는 어떤 인간이다' 보여주기 위해서 아등바등 사는데 어떻게 원하는 걸 갖는다고 해도 '나'라고 생각했던 것들에 금이 가기 시작하면 못 견디고 무너지고,


'나'라고 생각했던 것들, 나를 지탱하는 기둥인 줄 알았던 것들이 사실은 내 진정한 내력이 아닌 거 같고,


그래서 이런저런 스펙 줄줄이 나열돼 있는 이력서보다 달리기 하나 쓰여있는 이력서가 훨씬 세 보였나 보지"


인사이트tvN '나의 아저씨'


"거지같은 내 인생 다 듣고도 내 편 들어줘서 고마워. 나 이제 죽었다 깨어나도 행복해야겠다. 그러니까 봐.


다 아무것도 아니야. 쪽팔리는 거? 인생 망가졌다고 사람들이 수근거리는 거? 다 아무것도 아니야. 행복하게 살 수 있어. 


나 안 망가져 행복할 거야. 행복할게"


인사이트tvN '나의 아저씨'


'나의 아저씨' 마지막화. 점심시간에 우연히 마주친 박동훈과 이지안(이지은 분)은 서로 악수를 나누고 서로 뒤돌아서 각자의 사무실로 향하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지안, 편안함에 이르렀나?"


지안이 답했다. "네... 네!"


이선균을 아직 떠나보내기가 아쉬운 이들은 '나의 아저씨' 박동훈에게 감동과 위안을 얻었듯, 그 또한 편안한 곳에서 영면에 들기를 바라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