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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대 "귀엽다"며 직접 자기 피 수혈해 연구한 서울대 의대 30대 여교수..."별명은 빈대공주"

김 교수는 강의 때 쓸 빈대 몇 마리를 배양접시에 옮겨 담은 뒤 "귀엽지 않나요"라는 명언(?)을 남겼다고 한다.

인사이트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홈페이지


빈대에 직접 물려가며 연구에 매진한 서울대 의대 교수가 외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지난 27일(현지 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서울대 의대 열대의학교실 김주현(37) 교수의 연구 성과와 함께 그녀의 업적을 소개했다.


'흡혈 곤충의 대모가 국가의 빈대 퇴치 작전을 짜다'라는 제목의 아시아판 기사에 따르면 김 교수의 연구는 수십 년 만에 최악의 빈대 확산이 시작된 한국에서 주목 받고 있다.


최근 한국은 빈대의 습격을 받았다. 지난 10월 인천의 한 사우나에서 발견된 빈대는 대구, 인천, 부천 그리고 서울까지 확산되며 한국을 발칵 뒤집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런 가운데 김 교수는 살충제에 내성을 가진 빈대를 퇴치할 수 있는 대체 살충제 성분을 찾아냈다.


김 교수 연구팀은 지난달 기존에 빈대 살충제로 쓰던 피레스로이드 계통에 저항성을 가진 빈대 퇴치에 이미다클로프리드, 피프로닐 성분의 살충제가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미다클로프리드와 피프로닐은 이미 각각 농사와 동물용 구충제로 사용되고 있어 상용화가 쉽다는 장점이 있다.


해당 연구 결과는 미국 위생곤충학회지에 실렸으며 우리 정부의 합동대책본부도 이 연구 결과를 활용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계명대 신축 기숙사 소독하는 모습 / 뉴스1빈대 출몰한 계명대 신축 기숙사 소독하는 모습 / 뉴스1


매체는 김 교수의 박사후 연구과정을 지도한 존 마셜 클라크 미국 애머스트 매사추세츠대 교수가 그녀를 '빈대 공주(bedbug princess)'라고 불렀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의)부모님이 처음에는 딸의 직업 선택에 대해 걱정했지만 이제 그 딸은 국가적 영웅이 됐다"고 전했다.


김 교수의 박사과정 지도교수였던 이시혁 서울대 응용생물화학부 교수는 "대학원생들 가운데 머릿니 연구를 해볼 생각이 있는 사람이 있는지 물었을 때 김 교수만 손을 들었다"며 "김 교수가 '흡혈 곤충의 대모'가 될 운명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매체에 따르면 김 교수는 빈대 연구를 위해 실험실에서 키우는 이나 빈대에게 직접 물리며 피를 내줬다고 한다. 그녀는 "흡혈 곤충에 안쪽 종아리가 물렸을 때 가장 덜 가렵다"는 꿀팁(?)을 전하기도 했다.


사진=인사이트사진=인사이트


WSJ가 소개한 김 교수의 연구실은 진드기, 초파리, 머릿니 등 곤충으로 가득했다. 심지어 연구실을 꾸민 인형마저 곤충인데다 머그컵에도 모기 그림과 함께 '조용하지만 치명적'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고 한다.


벽에는 온갖 곤충들 그림과 함께 "만약 당신이 숨 쉬고 있다면 우리는 당신을 찾아낼 것"이라는 글귀가 프린트된 티셔츠도 걸려있어 김 교수의 곤충을 향한 열정이 엿보인다.


또한 김 교수는 강의 때 쓸 빈대 몇 마리를 배양접시에 옮겨 담은 뒤 "귀엽지 않나요"라는 명언(?)을 남겼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