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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 당근서 밥솥 거래한 남자와 결혼합니다"...솔로들 부러움 터뜨린 사연

연말·연초가 다가오는 이 시기, 짙은 외로움에 시달리는 사연이 하나 전해졌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연말·연초가 다가오는 이 시기, 짙은 외로움에 시달린다면 소개팅 어플이 아닌 '당근마켓'을 켜보는 게 어떨까.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에서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된 예비 부부의 사연이 부러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10일 당근마켓 한 동네생활 커뮤니티에는 "2년전 제 밥솥 사간 남자와 결혼하게 됐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각종 SNS를 통해 삽시간에 곳곳으로 확산했다.


인사이트당근마켓


글쓴이 A씨는 한달 뒤 결혼식을 올리는 예비신부였다. 그는 이 소식을 전하면서 "지인들도 저희 부부 첫 만남이 당근거래였다는 걸 들으면 신기해하고 궁금해하셔서 저희를 만나게 해준 당근에도 소식을 전해본다"라고 운을 띄웠다.


혹시 두 사람이 첫 눈에 반한 게 아니냐는 질문을 듣는다는 A씨는 분명하게 "당시 밥솥 거래 자체는 쿨거래로 진행됐고 당시 코로나 시국이여서 둘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랑은 현찰을 바로 건네주더니 쿨하게 떠났다. 첫눈에 반한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런데 이날은 신랑의 친구가 고양이 수제간식 가게를 여는 날이었고, 개업 축하 의미로 몇 가지 간식을 팔아줬다고 한다. 신랑은 고양이를 키우지 않아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 A씨가 밥솥 사진을 올리며 고양이도 함께 올렸던 것을 기억했다.


인사이트당근마켓


A씨는 "결국 밥솥 거래를 한 당일 저녁 재회를 하게 됐고, 빈손으로 넙죽 받기엔 미안해서 바나나우유를 하나 사서 건넸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인들은 다들 '신랑이 노렸네'라고 하시는데 신랑은 저를 학생쯤으로 생각했었고 본인은 절대 그런 불순한 의도가 아니었다고 펄쩍 뛴다"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이때까지만 해도 서로가 서로를 상대보다 훨씬 어리게만 보고 있었다. 이성의 느낌보다는 고마운 동네 주민 정도로 여겼다.


그러다 어느 순간 대화 도중 나이 차이가 한 살 차이임을 알게 됐다. 그때부터 친근감이 생겨 가깝게 지내게 됐고, 동네 친구가 됐다.


인사이트당근마켓


A씨는 "그렇게 알콩달콩 2년 반의 연애를 하고 부부의 연이 닿았는지 내년 1월 20일에 결혼식을 올린다"라며 "거래 상대로 또래 이성이 나올 확률과 그 이성이 내 마음에 들 확률을 생각하면 소중한 인연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 이야기를 듣고 나면 다들 당근으로 뭘 팔아야겠다고 하시던데 요즘 세상이 하도 흉흉하니 음흉한 목적성을 가지고 물건을 사고팔거나 싫다는 이성에게 찝쩍대는 사람들이 없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될 사람은 어떻게든 된다" "만날 운명이었으니 그렇게라도 만난 것" "정말 부럽다" 등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