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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경영학과 간다는 '수능 만점자'에게 지방대 가라고 권유했다가 벌어진 일

과거 한 수능 만점자에게 지방대학 진학을 권유했다는 사람의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만점자가 1명인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과거 한 수능 만점자에게 지방대학을 권유했다는 사연이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수능 만점자에게 지방대학을 권했다가 벌어진 일'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은 독자 A씨가 지난해 한 지역신문에 기고했던 글로, 그는 "수능 만점을 받은 어느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과 점심을 먹을 기회가 있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A씨에 따르면 수능 만점을 받은 학생은 고향인 부산에 대한 애착이 상당했으나 서울대 경영학과 진학을 희망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서울대 경영학과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과 부모에게 '그러지 말고 부산대학교 입학원서를 넣어보는 게 어떻겠냐'고 말했다"며 "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식사하던 일행들이 '그런 무책임한 말이 어디 있냐'고 비판했다"고 회고했다. 


그의 말을 들은 학생도 '뜻밖의 제안'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고 한다. 


A씨는 이와 관련해 "수능 만점자가 지방대학에 가는 것이 과연 인생을 망치는 일인지는 지금도 납득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말은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속담은 서울을 향한 우리의 열등의식이 얼마나 뿌리 깊은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이어 "서울 이외를 뭉뚱그려 '지방'이라 부르는 데서도 깊은 차별이 배어 있다. 서울은 늘 세련되고 앞서가며 지방은 늘 어리숙하고 투박하다는 식의 이분법이 우리 사회를 지배해왔다"고 주장했다.


그가 수능 만점자에게 지방대 진학을 권한 것은 학생의 재능이 '평범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A씨는 "(그 학생이 서울대에 진학하면) 부산도 아닌 그저 경상도에서 온 어느 유학생에 지나지 않을지 모른다"며 "그러니 수능 만점자에게 지방대 진학을 권유한 본질은 경계를 뛰어넘는 리더가 되어 서울과 지방의 벽을 허물어 달라는 당부를 한 것이었다"고 했다. 


수능 만점자가 서울대에 가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흔한 일이나, 이것을 당연하게 여기지는 말아달라는 권유였다고 한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서울대학교에 진학해 서울에 뿌리내려 개인의 꿈을 이루는 것도 소중하지만, 수능 만점이라는 그 특별한 재능을 우리 사회를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끄는데 활용해달라는 뜻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울 대신 지방을 선택하라는 조언은 단순히 서울이냐 지방이냐의 문제에 얽매이지 말고, 그 너머에 펼쳐질 장대한 비전을 봐달라는 의미"라고 했다. 


A씨는 "수능 만점자가 지방에 남는 것이 대단한 이슈가 되지 않는 사회를 꿈꾸는 것이 잘못일 수는 없다"며 글을 마쳤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의 글에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주로 A씨가 부적절한 조언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한 누리꾼은 "본인 자녀가 수능 만점을 받아도 지방대학에 진학하라고 진심으로 권유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들 또한 "지방소멸이라는 사회적 문제에 대한 책임을 왜 열심히 공부한 학생에게 지게 하느냐", "남의 노력을 희생해 특정 목표를 이루려 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반응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