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을 좋아하던 '전교 1등' 여중생 뇌사 ... 5명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

이예원(15)양 / 한국장조직기증원

[인사이트] 이유리 기자 = 유난히 별을 좋아해 천문학을 공부하고 싶었던 15살 꿈 많은 소녀는 중학교 졸업도 못한 채 그렇게 하늘의 별이 됐다. 

27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해 5월 뇌사 상태였던 故 이예원양(15)이 분당차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폐장, 간장, 신장(좌,우)을 5명에게 기증하고 숨졌다고  밝혔다.

예원이는 지난해 4월 저녁식사 전 갑자기 두통을 호소하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가 됐다.

예원이는 병원에 옮겨져 뇌출혈 수술을 받고 일주일이 지났지만 가족들의 애타는 마음에도 깨어나지 못했다. 

의료진은 "예원이의 몸이 여러 군데가 안 좋아지고 있고 곧 심장도 멎을 수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가족에게 알렸다. 

이예원양/한국장기조직기증원

예원이의 부모님은 준비되지 않은 이별 소식에 마음이 무너졌지만 평소 예원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했다고 한다. 

남을 배려하고 돕기를 좋아한 딸의 모습이 떠오른 부모는 예원이가 장기를 기증을 할 것이라 생각했다. 가족들은 예원이가 세상에 뜻깊은 일을 하고 떠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

경기도 평택에서 2녀 중 장녀로 태어난 예원이는 밝고 쾌활한 성격으로 누구에게나 먼저 인사하는 예의 바른 아이였다.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반장과 부회장을 할 정도로 리더십도 뛰어났고 학업 성적도 우수했다. 전교 1등을 할 정도로 똑똑했고 운동 등 다양한 분야에 재주가 많았다.

예원이는 어릴 때부터 책 읽는 것을 좋아했다. 특히 별자리에 관심이 많아 별자리를 보고 친구들과 가족에게 설명하는 것을 좋아했다. 또,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고 누군가 가르치고 싶어해 천문학 대학교수를 꿈꾸기도 했다. 

그렇게 꿈 많던 예원이는 중학교 3학년을 마치지 못한 채 하늘의 별이 됐다. 

예원이가 다니던 학교에서 중학교 3학년 과정을 미처 마치지 못하고 떠난 예원이게 지난 1월 명예졸업장과 모범상을 수여했다.

이예원양/한국장기조직기증원

예원이의 어머니는 "이렇게 갑자기 이별할 줄은 생각하지 못했고, 지금도 제가 없는 현실이 믿겨지지 않는다"면서 "처음 품에 안았던 따뜻했던 그 순간을 엄마는 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엄마, 아빠에게 기쁨이었고 행복이었고, 너무 착하고 예쁘게 자라줘서 고맙고 사랑한다"면서 "마지막 순간에 모든 것을 나눠주고 떠났듯 엄마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인사를 전했다. 

 아버지 이준재씨는 "매일같이 편지로 일상을 전하며 딸을 그리워 하고 있다"면서 "예원이에게 새 생명을 얻은 분들이 건강하게 예원이 몫까지 열심히 살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