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새벽 제주시 건입동 사라봉공원 전망대를 점령한 얌체족들 / 뉴스1(독자 제공)
[뉴스1] 오미란 기자 = 노을 명소인 제주 사라봉 정상에 텐트를 치고 술판을 벌인 얌체족들이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10일 오전 5시20분쯤 제주시 건입동 사라봉공원 전망대에 오른 A씨는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전망대에 텐트 4동을 설치하고 그 안에서 쿨쿨 잠을 자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바람을 막기 위해 전망대 기둥에 큰 타프까지 연결해 둔 상태였다.
심지어 텐트 주변 바닥에는 캠핑용 의자와 운동화, 슬리퍼, 내용물이 가득 담긴 쓰레기 종량제 봉투들, 콜라병, 소주병까지 흩어져 있었다.
10일 새벽 제주시 건입동 사라봉공원 전망대를 점령한 얌체족들 / 뉴스1(독자 제공)
A씨는 "이렇게 여러 명이 한꺼번에 사라봉에서 야영을 하는 것은 처음 봤다"면서 "'여기서 뭐 하는 거냐'고 물으니 '비를 피하고 있다'는 황당한 답까지 들었다"고 했다.
민원을 접수한 제주시 관계자가 아침 일찍 현장을 찾았을 때는 이미 모든 흔적이 사라진 뒤였다.
제주에서 경관이 아름다운 10곳인 영주십경 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일몰이 아름다운 사라봉공원은 도시공원으로 지정된 곳으로,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이 곳에서는 야영이나 취사 행위를 할 수 없다. 이를 어기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제주시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우선 현재 사라봉공원 전망대에 설치돼 있는 공원 내 금지행위 안내문을 보강할 계획"이라며 "한밤중 벌어지는 일은 단속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관련 감시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