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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로 세상 떠난 아들 이지한에게 엄마가 남긴 슬픈 편지

1년 전 이태원 참사로 아들 이지한을 떠나보낸 엄마가 편지를 남겨 보는 이들의 마음을 울컥하게 했다.

인사이트Instagram 'ji_han_0803'


[인사이트] 지미영 기자 = 이태원 참사로 세상을 떠난 아들 故 이지한을 위해 엄마가 하늘에 편지를 띄웠다.


29일 이지한 엄마는 아들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다수의 사진과 장문의 편지를 남겼다.


사진 속에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이지한의 어린 시절부터 배우로 활동 중일 때의 모습이 담겨 눈길을 모았다.


인사이트Instagram 'ji_han_0803'


이지한 엄마는 세상 그 모든 것과도 바꿀 수 없는 내 아들 지한아. 엄마야. 오늘이 너를 못 본 지 1년이 되는 날이라고 하네. 난 지금도 엊그제 널 본 것처럼 네 얼굴이 또렷한데 말이야"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두 달 전 네 생일에도 네가 오질 않았는데 못 본 지 1년이 되었다는 오늘까지도 너는 여전히 우리 옆에 없구나"라며 "네 모습이 아직도 내겐 너무나 생생한데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나질 않는 게 있더라. 그건 너의 그 아름다운 눈빛이야"라고 털어놨다.


이지한 엄마는 "아무리 기억을 해내려 해도 너의 그 맑은 눈빛이 도저히 기억이 나질 않아서 엄마는 요즘 또 어제와는 다른 절망과 싸우고 있어"라고 비통한 심경을 밝혔다.



또 그는 딱 1년 전인 오늘 발생했던 이태원 참사 얘기를 꺼냈다.


이지한 엄마는 "이태원 그 길 위에서 숨 막히는 고통이 얼마나 무섭고 고통스러웠을까"라며 "너무 미안해 지한아. 엄마가 죄인이야. 너를 구하러 엄마 아빠가 이태원으로 달려갔어야 하는데. 그날 엄마라도 달려갔더라면 네가 그 차갑고 추운 길 위에서 구조도 못 받고 하늘나라로 가버리진 않았을 거라는 죄책감에 하루하루를 도저히 견딜 수가 없구나"라고 했다.


이어 그는 "엄마는 정말 이 정부가 싫다. 살려 달라고! 압사당할 거 같다고! 수화기에 또렷이 너희들의 비명소리를 듣고도 외면해버린 짐승들"이라면서 "한 명도 죽지 않게 할 수 있었건만 도대체 왜! 정부는 예견된 참사에 대비하지 않았는지 매일 눈을 감고 생각해도 이해가 가질 않고 분노는 너를 못 본 날 수만큼 나날이 커져간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엄마는 오늘도 다짐한다. 너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찾아보려 한다"라며 "매일같이 슬픈 엄마는 네게 준 적이 없던 하얀 쌀밥과 살 안 쪄서 좋아했던 달지 않은 과일을 가지고 어김없이 너를 찾아간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지한아, 너의 그 맑고 착했던 눈빛이 사무치게 보고 싶구나. 엄마는 너를 너무 사랑했다. 눈 감는 그 순간까지 너를 사랑한다고 중얼거리며 눈을 감으려 한다. 조금이 따 만나자"라며 아들을 향한 변치 않은 사랑을 드러내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한편 이지한은 지난 2017년 Mnet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2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이후 그는 배우로 전향해 2019년 웹드라마 '오늘도 남현한 하루'에서 주인공으로 출연했고, 지난해 MBC '꼭두의 계절' 촬영 중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