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의전비서관 딸, 후배 여학생 '리코더'로 때려 전치 9주 상해 입혀"

대통령실 김승희 의전비서관 / YTN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대통령실 김승희 의전비서관의 초등학생 딸이 후배 여아를 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 비서관의 딸은 초등학교 3학년인데, 2학년 후배 여학생을 리코더와 주먹 등으로 때려 전치 9주의 상해를 입혔다는 것이다.

피해자와 피해자 부모는 김 비서관 딸의 전학을 요구했지만, 학교폭력심의위원회는 강제전학 처분 대신 학급교체 처분만 내려 '권력형 학폭 무마 사건'이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0일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은 경기도교육청 등에 대한 국회 교육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김 비서관 딸의 폭행 사건을 공개했다.

뉴스1

김 의원은 "김 비서관의 딸이 약 3달 전 방과 후 2학년 여학생을 화장실로 데려가 변기에 앉힌 다음 10차례 리코더와 주먹으로 머리·얼굴을 폭행해 전치 9주의 상해를 입혔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어떻게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 이런 잔혹한 상해를 끼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문제는 학폭 심의가 사건 발생 두 달이 넘어서야 열렸다. 피해 학생은 심의에 참석해 도와달라고 하고, 피해 학생 어머니는 선처할 마음이 없다며 강제 전학을 요구했지만 강제 전학 대신 학급 교체 처분만 결정됐다"라며 "가해 학생은 3학년생이고 피해 학생은 2학년인데 학급 교체가 실효성이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같은 학년도, 같은 반도 아닌데 김 의원 딸의 학급이 바뀐다고 무엇이 달라지냐는 지적이다.

MBC

아울러 가해자 측이 3달 넘게 사과하지 않고 있고 학폭위의 심의 결과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고 짚었다.

김 의원은 "16점부터 강제전학 처분인데 가해 학생은 15점을 받아 강제 전학을 면했다"라며 "피해 학생 학부모는 심사위원들이 강제 전학 조치가 부담스러워 점수를 조정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갖고 가해 학생의 전학을 요구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비서관 부인의 카카오톡 프로필을 보면 김 비서관과 윤석열 대통령이 함께 있는 사진이 올라와 있다"라며 "이 사진을 올린 시점은 지난 7월19일이며 이날은 학교장이 긴급조치로 가해 학생의 출석정지 결정을 내린 날"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날 진술서를 작성한 후 딸을 데리고 귀가 조치를 당해 굉장히 당황스러웠을 텐데 굳이 카톡 프로필에 이 사진을 올렸는지 의문"이라며 "남편이 대통령의 측근이라는 것을 과시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라고 지적했다.

사진=대통령실

남편이 대통령과 함께 있는 사진을 올려놨으니 선생님들과 학부모들이 아이의 부모가 누구인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가해학생 어머니의 진술도 부적절하다고 했다.

그는 "전체 9주의 상해를 입혔는데 '사랑의 매'라고 생각했다고 기술했다"라며 "정말 충격적이다. 김 비서관은 가해자 부모로서 피해 학생과 가족에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의 지적이 나오자 각종 보도가 쏟아졌고, 윤석열 대통령실도 이에 대해 입장을 내놨다.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 / 뉴스1

대통령실은 이런 의혹이 제기되자 김 비서관에 대해 공직기강 조사에 착수했으며, 조사를 위해 윤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순방단에서 김 비서관을 배제 조치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감 보도를 보고 상황을 파악하는 중"이라며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는 김 비서관이 고위공직자로서 직위를 좀 부당하게 남용한 게 있는지, 또 처신이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는지 살펴볼 듯하다"라고 밝혔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이날 국감 자리에서 "피해 학생에 대한 보호를 최우선 목적으로 하되 가해 학생이 초등학교 저학년이기 때문에 가급적 교육적 해결을 해야 되는 교육적 책무성이 있다"라며 "충분히 감안해서 이 문제는 엄정하고 교육적으로 제대로 처리될 수 있도록 챙기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