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군에 입대한 대한민국 청년들이 입대하면 가장 먼저 가게 되는 육군훈련소의 처참한 화장실 모습이 공개돼 충격을 준다.
국가인권위원회까지 나서서 훈련소 시설을 개선하라고 권고했지만, 올해에 이어 내년 예산안에도 신축 예산은 배정되지 않아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23일 MBC 뉴스데스크의 보도에 따르면 육군훈련소의 화장실 상태는 2023년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노후되고 낙후돼 있었다.
시멘트 바닥에 구멍만 뚫린 이른바 '푸세식' 화장실에 화장지도 그냥 바닥에 놓여 있었다.
물 내리는 설비조차 없어 변기 주변에 남은 오물의 흔적들에서 악취가 올라온다.
훈련소 내 다른 시설 역시 열악하기는 마찬가지다. 병사들이 중간에 쉴 공간도 마땅치 않고, 식사는 맨바닥에서 먹기도 한다.
지난 1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이 사진들과 함께 방문 조사 결과도 공개했다.
훈련 중에는 화장실을 참고 있다가 생활관에 복귀해서 화장실에 간다는 훈련병들의 답변도 있었다.
구형 생활관 면적은 국방부가 정한 1인 기준 6.3제곱미터에도 못 미치는 데다, 25년 넘은 온수·난방용 보일러 같은 설비도 단 한 번도 교체되지 않았다.
육군도 구형 생활관과 샤워 시설 부족 등을 이유로 시설을 새로 짓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요구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사업 타당성 조사 결과 '시설 개선 필요성은 인정된다'면서도, "건축 연령이 30년이 지나지 않았다", "인구 감소에 따른 신병 교육 수요에 대한 검토가 부족하다"며 사업이 취소됐다.
결국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육군훈련소 시설 개선 관련 예산은 배정되지 않았다.
병역 자원 감소 문제를 무시할 순 없다지만, 당장 훈련을 받아야 할 훈련병들의 기본적인 처우가 뒷전이 되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육군은 "사업타당성조사를 다시 진행하고 있고, 생활관 신축을 위한 예산이 반영되도록 협조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화장실·세면시설 보수를 내년까지 마치는 등 노후 시설 개선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