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뉴스데스크'
[인사이트] 지미영 기자 =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의정부 교사에게 악성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추정되는 학부모의 신상이 공개됐다.
학부모뿐만 아니라 자녀의 사진까지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6일 인스타그램에서 '의정부호원초등학교 이영승 선생님'이라는 이름의 계정이 확인됐다.
신상 폭로 SNS
해당 계정 프로필에는 '의정부 호원초등학교 페트병 사건', '고 이영승 선생님 자살 사건'이라는 문구와 함께 학부모와 자녀의 신상이 올라와 있다.
계정 주인 A씨는 자녀의 사진을 올리며 "선생님한테 돈 뜯어서 수술했다는 손가락인지 손목인지 좀 보자"라는 글을 남겼다.
또 그는 학부모의 사진과 함께 "이쁜 공주, 이웃님들 오셨으면 발자국 꾹 남겨주고 가세요"라는 멘트를 남기기도 했다.
호원초등학교 앞 / 뉴스1
앞서 지난 2021년 12월 호원초등학교 교사였던 故 이영승 씨는 25살의 나이에 극단적 선택을 하며 생을 마감했다.
유족 등에 따르면 이씨의 부임 첫해인 2016년도에 수업 도중 한 학생이 페트병 자르기를 하다가 손을 다치는 사고가 일어났다.
수업 중에 발생한 사고라 학생 측은 학교안전공제회 보상금 200만원을 받았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하지만 해당 학생의 학부모는 계속 보상을 요구했고, 학교 측은 휴직하고 군 복무를 하던 이씨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이씨는 군 복무 중에도 학부모의 민원 연락을 계속 받아야 했다.
뿐만 아니라 학부모는 3년이 지난 뒤에도 학생이 2차 수술을 앞두고 있다며 돈을 요구했다. 홀로 민원을 감당하던 이씨는 결국 '이 일이랑 안 맞는 거 같다. 하루하루가 힘들었다'라는 글을 남기고 눈을 감았다.
한편 경기지역 5개 교원단체는 지난 8일 성명을 통해 "업무 스트레스와 학부모 민원으로 연달아 극단적 선택을 한 심각한 사건인데 축소 보고가 의심된다"라며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유사사건 실태조사 등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