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나혼자 산다' 

[인사이트] 강지원 기자 = 멸종위기종인 나팔고둥이 울릉도 횟집에서 식용으로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5일 MBC 예능 프로그램 '나혼자산다' 예고편에는 나팔고둥이 등장하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예고편 영상에는 울릉도 횟집 주인이 출연자에게 커다란 고둥을 들어 보여주는 장면이 담겼는데 해당 생물이 멸종위기종인 나팔고둥으로 밝혀지며 화제가 됐다.

수족관 내 소라와 섞여 있는 나팔고둥 / 해양수산부 제공

예고편이 공개되면서 당시 SNS와 온라인커뮤니티에는 "횟집에서 멸종위기종 나팔고둥이 횟감으로 버젓이 팔리는 장면이 방송에 나왔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해당 예고편은 논란이 되자 공식 예고편에서 삭제 처리된 상태다. 이에 누리꾼들은 국민신문고를 통해 민원을 제기했다.

지난 1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은주 정의당 의원실과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28일 울릉도 오징어회 타운에서 나팔고둥이 판매되고 있다는 시민들의 제보를 받고 지난 2일 현장을 확인했다.

사진=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조사 결과 3개 횟집에서 나팔고둥이 판매되는 것이 확인됐다고 알려졌다. 

나팔고둥은 울릉도에서 해방고둥으로 불리며 식용되고 있었던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다.

나팔고둥은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해양수산부가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한 국가보호종이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을 허가 없이 가공·유통·보관·수출·수입·반출·반입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사진=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또 포획·채취·훼손하거나 죽인 경우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문제는 과거에도 나팔고둥을 식용으로 판매하는 사례가 발견되며 환경부와 해양수산부가 지난해 7월 21일에 '나팔고둥 보호를 위한 정부 합동 대책'을 내놨다.

그러나 대책 발표 이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아 이후에도 여전히 식용 고둥이 어획되고 판매되고 있었던 것.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은주 의원실이 환경부가 제출한 자료를 확인한 결과 지난해 정부 합동 보호 대책 발표 이후 두 부처 간 전국적으로 국가 보호종 혼획과 유통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전수조사와 보호 대책 시행 등과 관련해 주고받은 공문조차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울릉도를 관할하는 대구지방환경청 역시 대책 발표 1년이 넘도록 어떠한 활동도 펼치지 않다가 국민신문고에 민원이 제기되면서 지난 13일 처음으로 현장 조사를 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실은 "매번 정부는 대단하게 문제 해결을 할 것처럼 요란하게 홍보만 하고 뒤돌아서면 그걸로 끝"이라며 "멸종 위기종이 어디서 어떻게 불법 유동·판매 되고 있는지 전수조사조차 안 하는 게 말이 되느냐. 해수부와 함께 해양 국가보호종 보호 대책을 재점검하는 등 보호종들의 씨가 마르기 전에 당장 (점검을)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