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 ⓒm24digital.com
오는 8월 16일 충북 음성 꽃동네를 방문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곳에서 한국의 '오토다케'로 불리는 이구원(24)씨와 함께 기도한다.
천주교청주교구 교황방한준비위원회는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이 장애인과 만난 뒤 잠시 태아동산에 들러 이씨와 함께 '생명을 위한 기도'를 올릴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선천성 사지절단증으로 두 팔, 두 다리 없이 태어난 이씨는 충북 청원구 오창읍 성 황석두 루가 전교수도회에서 김동일 신부와 수녀들의 보살핌을 받으며 자라났다.
혼자 힘으로는 일어설 수도 없고 식사와 용변 처리도 도움을 받아서 할 정도로 힘든 삶을 살아왔지만, 늘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 본인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놓인 장애인 등을 위해 선교사로 활동하며 희망을 전파하고 있다.
이씨는 '오체불만족'을 펴낸 저자로 유명한 일본인 오토다케 히로타다(乙武洋匡)씨와 비슷한 삶을 살고 있다. 오토다케씨는 사지절단증이라는 희귀 장애를 안고 태어났지만 불굴의 의지와 용기로 장애를 극복하며 웃음을 잃지 않아 주변에 감동과 희망을 주고 있다.
태아동산에는 하얀색 십자가가 여러 개 꽂혀 있는데, 이는 뱃속에서 생명을 잃은 태아의 무덤을 상징한다.
준비위 측은 생명존중 문화를 더욱 강조하기 위해 프란치스코 교황과 이씨가 함께 태아동산에서 기도를 올리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구원씨 ⓒhi.djcatholic.or.kr
준비위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씨에게 강복을 준 뒤 짧은 대화도 나눌 것으로 보고 있다.
준비위의 한 관계자는 "태아가 장애가 있을 때 낙태를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장애가 있는 아이도 반듯하게 자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생명의 존엄성을 다시금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태아동산에서 기도를 한 뒤 곧바로 한국 천주교 수도자와 평신도 사도직 지도자들을 만나러 연수원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한국 천주교 수도자와 신자가 어떻게 현대사회를 올바르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행사에는 청주교구 신자 1만명, 꽃동네 회원 1만3천명, 장애아동과 천주교 수도자 등 모두 3만명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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