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15℃ 서울
  • 15 15℃ 인천
  • 13 13℃ 춘천
  • 10 10℃ 강릉
  • 15 15℃ 수원
  • 17 17℃ 청주
  • 17 17℃ 대전
  • 13 13℃ 전주
  • 17 17℃ 광주
  • 16 16℃ 대구
  • 15 15℃ 부산
  • 16 16℃ 제주

경찰 "서이초, 학부모 범죄 혐의점 발견 못해"...유족은 '물타기 수사'라며 반발했다

경찰이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 수사와 관련해 학부모 범죄 혐의를 발견 못했다고 밝히자 유족이 반발했다.

인사이트사진=인사이트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경찰이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학부모의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28일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기자간담회에서 지난달 사망한 서이초 교사 A씨 수사와 관련해 "A씨 아이패드를 포렌식 한 결과 학부모가 학교로 건 전화가 A씨의 휴대폰으로 착신전환돼 아이패드에 개인 휴대폰 번호로 표시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학부모가 A씨 개인 휴대폰으로 직접 연락했다는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경찰은 A씨의 개인 휴대폰 번호가 유출됐는지 여부에 수사 초점을 맞췄다. 경찰은 A씨의 휴대폰(아이폰)이 아닌 휴대폰과 연동된 아이패드를 포렌식 했다. 


인사이트A씨의 생전 모습 / 유가족 측 네이버 블로그


휴대폰 포렌식과 관련해서는 비밀번호가 걸려 있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 결과 학부모가 A씨의 개인번호를 알아낸 것은 아니었다. 다만 교실의 유선전화로 연락해 A씨의 개인 휴대폰으로 착신전환된 것으로 추정된다. 


유족 측은 이와 별개로 경찰이 '연필사건' 가해 학생의 어머니가 A씨에게 두 차례나 전화한 사실에 대해서는 수사가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연필사건'은 숨진 교사가 맡은 학급에서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연필로 그은 사건으로, 유족은 이 사건에 대한 학부모의 민원이 거세 고인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주장해 왔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의 유족 측 법률대리인인 문유진 변호사는 이날 경찰 발표와 관련해 "연필 사건 가해 학생의 어머니가 사건이 발생한 지난달 12일 오후 3시 30분을 전후해 두 차례에 걸쳐 선생님의 개인 휴대폰으로 발신한 사실은 여전히 인정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찰 역시 이 부분을 인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A씨 사망 경위와 관련해 경찰이 지난해 A씨가 맡았던 학생까지 조사를 진행해 '물타기 수사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울교사노조에 따르면 경찰은 A씨가 지난해 담당한 학급의 학부모 7명에게 전화해 특정 학생 B를 겨냥한 조사를 진행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 학부모는 경찰로부터 "학생 B가 평소에 학급 학생들을 많이 때린 것 같은데 자녀가 사과를 받았느냐", "B의 행동에 동조했던 학생들의 이름은 무엇이냐?", "고인이 이직을 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그 이유가 학생 B와 관련이 있는 것 같다. B 학부모를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등의 얘기를 들었다고 노조에 제보했다. 


7명의 학부모 모두 비슷한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학부모들은 "경찰이 학생 B의 행동에 대해 확대해석을 하고 고인의 사인을 2022학년도에 있었던 일로 몰고 가는 것 같아 당황스럽다"고 전했다. 


인사이트서이초 1학년 6반 외벽에 설치된 추모 공간 / 뉴스1


경찰은 이날 "유족 측이 지난해 사건을 포함해 폭넓게 수사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기에 사안을 조사하고 있는 것"이라며 "관련 자료를 확보해 확인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노조는 "유족 측에 확인한 결과 유족 측은 지난해 하이톡(학교 업무용 메신저) 자료와 통신 기록도 궁금하다고 말했을 뿐"이라며 지난해 맡았던 학생 조사를 요청한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서울교사노조는 "유족은 최근 발생한 '연필사건'과 관련한 내용을 수사해 달라고 했는데, 지난해 학부모를 조사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진실을 물타기 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연필사건 가해 학부모가 경찰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경찰은 '학부모 직업은 사건과 전혀 관계가 없고, 학부모 직업이 수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은 매우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