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종 / 경기남부경찰청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사상자만 14명이 발생한 '서현역 흉기 난동' 사건의 범인 최원종이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서 활동하며 반사회적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확인됐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최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서 주로 프로그래밍을 주제로 한 갤러리에서 활동했다.
사회적 교류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해당 커뮤니티에서는 4년 전부터 활동하며 매일 5~10건의 글을 올렸다.
그가 활동했던 닉네임은 'SKNT설계자'다. 최씨는 올해 초 SKNT설계자로 닉네임을 바꾸고 "세계정복을 목표로 투쟁 중인 스카이넷 설계자"라고 소개했다.
디시인사이드
스카이넷은 영화 '터미네이터'에 등장하는 AI 슈퍼컴퓨터로, 인류를 멸망시키려 하는 프로그램으로 등장한다.
닉네임에서 추정할 수 있듯 그는 커뮤니티에 "내가 지금 범죄를 안 저지르는 건 인류 정복이라는 꿈이 있기 때문", "오늘 밤에 인터넷으로 주문한 무기들 도착한다", "범죄 합법화만 됐으면" 등의 글을 올렸다.
일상생활에 대한 적대감을 드러낸 글도 있었다. 그는 면접, 스펙 쌓기, 취업 등을 언급하며 "(이러한 활동은) 패배자 셀프 인증"이라고 했다.
게시글을 올릴 때 일본 전범기인 욱일기나 일본 전범 사진을 올린 것 또한 최씨의 특징이다. 타 이용자들이 욱일기 사용을 지적하자 최씨는 "햇살무늬 발작증이냐"며 조롱하기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지난달 29일에는 회칼 사진을 올리며 "밖에 나갈 때 사시미칼 들고 다니는 23살 고졸 X배"라며 자신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2일에는 "어차피 곧 이세계 감", "서현역 지하에 디저트 먹으러 가는 중" 등을 글을 남기기도 했다.
최근 한 매체에 따르면 최씨는 중학교 3학년 재학 당시 올림피아드에 참가해 입상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는 수학 등 이과 분야에 재능을 보였지만, 특목고가 아닌 일반고에 진학했다. 가족들은 최씨가 비뚤어지기 시작한 것도 이즈음부터였다고 했다.
서현역 흉기난동 희생자 빈소 / 뉴스1
최씨는 대인기피증으로 고등학교 1학년 때 자퇴했고, 2015년부터 2020년까지 5년 동안 병원 2곳에서 지속적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다가 2020년 조현병 직전 단계인 조현성 인격장애 판정을 받았으나 최근 3년간 치료를 거부해 진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최씨는 지난 3일 분당 서현 AK플라자 백화점에서 자신의 부모 차량을 몰고 행인을 친 뒤 쇼핑몰 1, 2층에서 시민을 향해 흉기를 휘둘러 총 14명에게 상해를 입혔다.
최씨가 몬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졌던 60대 여성은 지난 6일 오전 결국 숨졌다. 이에 경찰은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된 최씨의 혐의를 '살인 등'으로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