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크록스 신지마"...교육행정직 공무원이 말하는 '새내기 교사' 숨진 지역의 학부모 민원 수준

인사이트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초등학교 앞 / 뉴스1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새내기 교사가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사고가 발생한 인근 지역에서 교육행정직으로 일하는 공무원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겪은 학부모 민원을 소개하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최근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사고가 일어난 인근 지역에서 근무하는 교육행정직 공무원이라고 밝힌 누리꾼 A씨의 글이 올라와 눈길을 끌었다. 


A씨는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의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초등학교 학부모의 민원은 황당 그 자체다"고 주장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tvN '블랙독'


A씨는 "나도 교육경력도 나름 길고 워낙 다양하게 일해서 노하우가 있는데도 진상 학부모한테 잘못 걸려보니 딱 죽고 싶더라"라고 했다. 


이어 "매일매일 같은 시간대에 전화해서 '내 남편이 누군지 아냐', '공무원 주제에', '너 하나 보내는 건 일도 아니다' 등 온갖 소리를 한다"고 했다. 


A씨는 가장 큰 문제는 '같이 맞받아칠 수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적당히 해라'라고 말하고 싶어도 그랬다가는 딱 그 부분만 녹취해서 퍼뜨릴까 봐 두렵다"고 토로했다. 


인사이트블라인드


A씨가 예를 들어 소개한 학부모들의 황당 민원은 "아이들 등교할 때 교직원이 인상 쓰고 지나가서 교육에 좋지 않다", "크록스 신고 다니는 거 꼴 보기 싫다" 등이다. 


특히 A씨는 일부 학부모들이 선생님들을 향해 "직업이 그러니 하는 짓도 무식하네, 자식 잘 키우셔야겠어요"라며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말 듣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져서 말문이 막히고 손이 벌벌 떨린다. 내가 잘못한 거 하나 없는데도 '내가 잘못한 건가' 싶다"고 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KBS 2TV '파랑새의 집' 


A씨는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를 언급하며 "그 어린 교사가 얼마나 막막하고 앞이 안 보이면 그랬을까. 그것도 얼마나 억울하면 학교에서 말이야. 너무 안타깝고 마음 아프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집이 서초구 쪽이라 매년 어린이날 교대 행사 가면 미래의 초등학교 교사들 보면서 예쁘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프다"며 "이 사건이 꼭 공론화되길 바란다"고 했다.


마지막으로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숨진 교사를 추모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저런 부모들 아래에 자라날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가 걱정스럽다", "폭언 수준을 넘어섰다", "저러면 선생님들이 교육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