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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요양차 내려온 남편"...경북 예천 머무른 지 닷새만에 참변 당한 노부부
[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집중호우에 따른 산사태로 인명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경북 예천군 용문면 사부2리 희생자 부부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18일 뉴스1에 따르면 산사태에 집이 휩쓸려 희생된 사부2리 희생자 60대 초반의 부부는 원래 다른 지역에서 살던 중 아내의 건강이 나빠지자 요양차 왔다가 희생됐다.
이들 부부가 희생된 용문면 사부2리는 경운기 한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농로를 따라 약 2km를 올라가야 보이는 곳으로, 수해 발생 이후 현장은 처참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사부2리에서 30여년 살았다는 손갑원 이장은 "살다살다 이런 비는 처음 본다"며 "특히 희생된 분들은 동네 주민이 아니고 다른 지역에서 사시다 쉬려고 친인척이 있는 이곳에 왔다가 참변을 당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주민 이모씨(80대·여) 또한 "그날 새벽 쾅하는 소리가 나서 밖을 보니 그 집이 통째로 사라졌다. 집 터에서 500m 떨어진 곳에서 두 분이 함께 발견됐다고 하더라"라고 눈물을 보였다.
또 다른 80대 어르신은 "몸이 좋지 않아 하반신을 제대로 못 쓰는데, 자다가 보니 방안에 물이 허리까지 찼다"며 "경황이 없어 119 신고도 못 했다. 마을회관 밑에 사는 이장과 예전 이장에게 연락해서 구조됐다. 이웃들이 없었더라면 어쩔 뻔했느냐"고 그날의 긴박했던 상황을 생생히 전했다.

18일 오후 경북 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예천을 흐르는 한천과 낙동강이 만나는 예천군 용궁면 삼강교 인근에서 해병대 장병들이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다. 2023.7.18/뉴스1
사부2리 주민들은 "밭도 모두 휩쓸려 막막하지만 하루빨리 물난리가 수습돼 예전의 일상을 되찾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현재 이곳은 군 병력 등이 투입돼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계속된 장마로 복구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