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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폭염 속에서 일하던 중 사망한 마트 직원이 친구에게 보낸 인증샷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지난 27일 MBC 뉴스데스크에 따르면 코스트코 경기 하남점 주차장에서 쇼핑카트 정리 업무를 하던 31살 남성 A씨가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그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근무를 시작했으며,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며 주차장 한켠에서 쉬던 중 쓰러진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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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맡은 임무는 주차장으로 쏟아져 나오는 쇼핑 카트를 매장 안으로 밀어 넣는 일이다.
A씨가 사망하기 이틀 전에 동료에게 보낸 휴대전화 캡처 사진에는 만보기 앱 화면이 담겼다. 이에 따르면 그가 오전 11시부터 밤 9시까지 걸은 걸음 수는 4만 371보에 달했다.
쇼핑카트 여러 개를 한 묶음으로 밀어 이동시키면서 26km를 걸은 셈이다.
일반 직장인들이 걷는 걸음 수는 하루 평균 5000보 정도다. 한 택배사에서 자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택배기사의 일일 평균 걸음 수는 약 1만 8000보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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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의 근무 여건 또한 열악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가 일하던 주차장은 시멘트로 지어진 주차장으로 벽면에 전부 뚫려 있는 곳이었다. 햇빛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었고, 시멘트가 외부 열기를 흡수하는 탓에 온도는 외부보다 더 높았다.
한 직원은 "(외부로) 열려 있다 보니까 에어컨은 원래 안 튼다", "냉방비도 많이 줄였다. 가동 시간도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이렇게 해놨다"고 말했다.
3시간마다 15분씩 휴식 시간이 주어졌지만 5층에 있는 휴게 공간까지 이동하려면 4분 정도가 걸린다. 왕복 8분을 이동 시간에 사용하면 정작 쉴 수 있는 시간은 너무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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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와 마트노조는 코스트코 근무 환경을 지적했다.
노조는 해당 사건과 관련해 "재해노동자의 사망이 하남점의 업무환경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노조는 "코스트코는 노조와 3년 가까이 단체협약을 맺지 않고 있다"며 "직장어린이집도 벌금으로 때우는 회사"라고 비판했다.
한편 회원제로 운영되는 코스트코는 전 세계 853개 매장을 갖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18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