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캐리' 했는데도 페루전 패배하자 '현타' 온 듯 고개 떨군 이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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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경기가 끝난 뒤 이강인이 고개를 떨궜다. 

지난 16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페루에 0-1로 패했다. 

전반 11분 페루의 브라이언 레이나에게 선제골을 허용한 게 경기의 승패를 갈랐다. 

지난 3월 열린 두 경기에서 1무 1패의 성적을 거뒀던 클린스만호는 6월 A매치 첫 경기에서 또다시 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대표팀은 오는 20일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엘살바도르를 상대로 첫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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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대표팀은 손흥민, 김민재, 정우영, 김영권 등 주축 선수들이 빠진 채 경기를 진행했다. 이기제, 박지수, 정승현, 안현범, 원두재, 오현규 등 새로운 얼굴들이 기회를 얻었다. 

특히 대표팀의 차기 에이스로 꼽히는 이강인의 역할이 더욱 주목받는 경기이기도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다양한 전술 시험에 나섰다. 다만 이강인은 조금 답답한 모습을 보였다. 평소 클럽에서 뛰지 않던 오른쪽에서 주로 뛰었고, 최대 장점이었던 왼발 킥이 오른쪽에서는 상대적으로 봉쇄됐다. 

이강인이 편하게 킥력을 보여줄 공간 타이밍이 나오지 않았음에도 이강인은 번뜩이는 클래스를 보여주며 이날 경기에서 가장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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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 7분 좁은 지역에서 저돌적인 드리블로 상대를 위협하는가 하면 전반 26분에는 왼쪽 측면에서 박스 안으로 침투하는 이재선을 찾아 완벽에 가까운 중장거리 패스를 날렸다. 

전반 28분에도 침투하는 오현규를 향해 정확한 스루패스를 전해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전반 34분에는 박스 앞 중앙에서 황희찬의 패스를 받아 절묘한 궤적의 왼발 슈팅을 날리기도 했다. 골키퍼 페드로 가예세의 선방에 막혔지만 페루 선수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드는 슈팅이었다. 

후반전에는 본인의 주 활동 무대인 왼쪽 포지션을 되찾아 더욱 날카로움 움직임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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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강인은 7번의 기회 창출과 3번의 슈팅, 그리고 드리블 성공 3회를 기록하면서 눈부신 활약을 보여줬다. 

주 포지션이 아닌 오른쪽에서 뛰면서도 고군분투하던 이강인은 팀이 0-1로 패하자 아쉽다는 듯 고개를 떨구고 그라운드를 한 동안 바라봤다. 

한국 선수들 중 가장 눈부셨지만 동점을 만들지 못한 아쉬움이 커 보였다.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손흥민은 아쉬워하는 이강인에게 다가가 위로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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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은 말하지 않아도 남미에선 워낙 유명한 선수가 됐다. 상대가 이강인을 너무 잘 파악하고 있었다. 남미에서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경기를 많이 본다"며 "경기 초반부터 이강인이 공을 잡으면 바짝 붙거나 협력수비가 들어갔다"고 전했다. 

이어 이강인의 활약에 대한 칭찬과 함께 개선해야 할 점도 언급했다. 

그는 "이강인의 플레이를 보면 즐겁고 기대하게 만든다. 하지만 성장해야 하는 시기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제 드리블해야 하는지, 언제 원터치로 돌려놓고 공간으로 침투하고 본인이 뛰어가면서 볼을 받는 위치, 수비를 뚫어내는 위치를 찾을 것인지 고민해야 하는 시기가 왔다. 잘 성장하면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 좋은 선수지만, 혼자서 경기 승리를 가져올 수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