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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영화제 레드카펫 참석한 여배우가 '올가미 드레스' 입은 슬픈 이유

한 여성 모델이 제76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교수형 올가미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화제다.

인사이트마흘라가 자베리 / GettyimagesKorea


[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 선 이란 출신 모델이 교수형 올가미를 목에 두른 듯한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9일(현지시각) 미국 CBS, 폭스 뉴스 등에 따르면 지난 26일 프랑스 칸 팔레 데 페스티벌에서 진행된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 행사에 이란계 미국인 모델 마흘라가 자베리가 파격적인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다.


마흘라가 자베리는 올가미 모양의 블랙 홀터넥 드레스를 입고 계단에 올라 논란이 됐다.


인사이트Instagram 'mahlaghajaberi'


마흘라가 자베리는 드레스 디자이너 질라 세이버가 디자인한 의상을 착용했다. 해당 드레스의 밑자락에는 'STOP EXECUTION'(사형을 중단하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자베리는 영화제가 끝난 이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이란 사람들에게 바친다"는 제목의 30초짜리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에는 고국의 사형제도에 항의하기 위해 교수형 매듭을 상징하는 '올가미 드레스'를 입은 자베리의 모습이 담겼다. 그는 목을 쓰다듬거나 눈을 감고 머리를 감싸 쥐는 포즈를 취했다.


영상 속 배경음악은 이란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노래로 알려졌다. 이 영상은 31일 오후 4시 기준 약 14만 개의 '좋아요'를 기록 중이다.


인사이트GettyimagesKorea


그는 올가미 드레스를 입은 이유로 "이란인들이 겪는 부당한 처형에 대해 언론의 관심을 끌고 싶었다"고 말했다.


드레스 디자이너 질라 세이버는 "무고한 이들을 사형하는 이란의 극악무도한 범죄에 맞서 싸우고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 작은 움직임이지만 부정을 척결하는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베리의 의상은 SNS상에서 크게 주목받았으나 의견은 엇갈리는 모양새다. 안톤 게라셴코 우크라이나 내무장관 고문은 "올해에만 이란에서 200명 이상이 처형됐다. 정치에서 다수가 여성이었다면 더 이상 전쟁은 없었을 것"이라면서 자베리가 용감하다고 칭찬했다.


인사이트Instagram 'mahlaghajaberi'


반면 미국의 좌파 언론인 야샤르 알리는 자베리의 행동에 대해 "수치스럽다. 올가미 드레스를 입고 영상을 찍는 것이 무고한 이란인들의 처형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면 정말 부끄러운 일"이라며 "어떠한 설명 없이 '사형을 중단하라'는 자막으로 영상을 끝내는 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한편 이란은 세계에서 사형 집행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 중의 하나다. 국제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20개국에서 집행된 사형 883건 중 576건이 이란에서 이뤄졌다. 사형 관련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중국, 북한, 베트남은 통계에 반영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