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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가자"며 아픈 엄마 야산으로 데려가 살해한 아들...아들이 목 조르자 엄마가 한 행동

지난 2009년 생활고에 시달리던 아들이 엄마에게 적금이 있다는 걸 알게 된 후 살해했던 사건이 재조명됐다.

함철민 기자
입력 2023.05.30 12:23

인사이트E채널 '용감한 형사들2'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40대 남성의 어머니가 사라졌다. 그로부터 2년 뒤 이 남성의 동거녀도 실종 신고가 접수됐다. 


한 남성을 둘러싼 잇따른 실종. 사건은 모두 '돈' 때문에 벌어졌다. 


지난 2011년 겨울, 한 여성이 자신의 딸이 실종됐다며 경찰서를 찾아갔다. 어느 남성과 동거 중이던 딸은 그해 여름, 추석 때 찾아가겠다는 전화를 마지막으로 연락이 끊겼다. 


어머니에게 대신 연락한 사람은 동거남이었던 박모 씨였다. 박씨는 여성의 어머니에게 '딸이 불면증을 앓고 있었는데 불면증 치료를 위해 절에 가서 치료를 받고 있다. 치료 끝나면 같이 가겠다"고 말했다. 


인사이트E채널 '용감한 형사들2'


그런데 얼마 못 가 박씨조차 연락이 끊겨 어머니는 딸의 실종 신고를 했다. 


박씨의 행방을 계속 수소문하던 경찰은 지난 2017년 2월 이상한 점을 하나 더 발견했다. 박씨의 어머니 또한 실종상태였던 것이다. 


수상한 건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박씨 어머니 적금 통장이 해약된 뒤 박씨 앞으로 돈이 들어갔고, 어머니 앞으로 입금됐던 기초연금 1천만원도 박씨가 인출한 흔적이 발견됐다. 


그해 6월 경찰에 붙잡힌 박씨는 어머니와 동거녀를 살해했다고 자백하며 그동안 있었던 일을 털어놓았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박씨는 과거 공사 현장에서 일하다가 사고로 척추를 심하게 다쳤다. 이후 매달 150만원의 산재보험금을 받아 생활했는데 2006년부터는 이 보험금마저 끊겼다. 


2009년쯤 돈도 다 떨어지고 생활비도 부족한 상황에서 어머니까지 다리를 다쳤다. 


그때 어머니는 박씨에게 통장 하나를 내놓으면서 "내 적금이 있다. 이걸 해약해서 치료비로 써라"라고 했다. 통장에 있던 돈은 1800만원. 이 돈을 본 박씨는 퇴원한 엄마를 차에 태워 한 야산으로 데리고 갔다. 


박씨는 어머니를 살해하던 때를 회상했다. 


인사이트E채널 '용감한 형사들2'


"엄마를 보니까 눈을 감고 손을 배에 올려놓고 계셨다. 그래서 손으로 목을 졸랐는데 엄마가 아무런 반응을 안 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 4월 21일 E채널 '용감한 형사들2'를 통해 소개된 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재조명됐다. 


어머니의 유골은 이듬해 토목 작업 중 발견돼 무연고 처리됐다. 


박씨는 어머니의 이름으로 나오는 기초연금을 받아 가며 동거녀와 생활하다가 이 또한 순탄치 않았다. 결국 돈 문제로 동거녀와 다툼을 벌이다가 2011년 8월 그녀를 살해해 경남 창원 마산 합포구 앞바다에 유기했다. 


인사이트E채널 '용감한 형사들2'


박씨는 이후 승합차를 타고 다니면서 노숙 생활을 하다가 8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박씨는 법정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박씨 사건을 직접 수사했던 최해영 형사는 E채널 '용감한 형사들2'에서 "(동거녀) 가족들에게 시신이라도 찾아드려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죄송하다는 말 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어 "'죄를 지은 사람은 언젠가 벌을 받는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각인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