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국내에는 한 번도 보고되지 않은 '외래 해충'이 서울의 중심 강남에 등장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강남 역삼동에 거주하는 한 시민이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곤충갤러리'에 올리면서 알려졌는데, 해충에 정보가 밝은 이들은 앞다퉈 "이거 환경청에 신고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알려줄 정도였다.
지난 17일 디시 곤충갤러리에는 "초면인데 이분 누구시죠?"라는 제목의 글 하나가 게재됐다.
글을 올린 A씨는 "창문 열고 잤더니 집에 수십마리가 있더라"라고 말했는데, 해충을 찍은 사진도 함께 담았다.
사진을 보면 옅은 붉은색을 띤 몸체를 가지고 있는 벌레가 보인다. 날개도 달려있다. 언뜻 보기에 '개미'라는 느낌을 주는 해충이라고 해도 무리는 아니다.
이를 본 한 곤충 덕후는 "저거 있으면 안 되는 종이다. 흰개미인데, 우리나라에 발견된 적 없는 종이다. 사실이면 뉴스거리다"라고 말했다.
곤충 덕후들은 사진 속 해충을 '마른나무 흰개미'로 추정했다. 해충 덕후들은 입을 모아 "박멸 못하면 큰일 나는 수가 있다"라고 경고했다.
마른나무 흰개미가 지금껏 국내에서 신고된 사례는 딱 1번이다. 통짜흰개미 1종이 유일하다. 마른나무 흰개미는 목재(나무)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목조주택의 경우 그 집이 무너질 가능성도 있을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A씨는 곤충 덕후들의 조언을 듣고 18일 새벽 1시 41분께 환경청에 신고를 했다고 밝혔다.
한편 마른나무흰개미과는 원래 건조한 지역에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온에 강한 특성이 있다.
나무를 주로 갉아먹는 습성을 가진 이들 종이 강남을 넘어 서울 전역에 퍼질 경우 목재로 지어져 있는 궁궐, 사찰 등 주요 문화재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방역당국의 빠른 대처가 필요해 보이지만, A씨가 전한 대로 '문을 열고 있었는데 들어온 것'이 맞을 경우 이미 곳곳에 퍼져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날개를 달고 비행한다는 것은 이미 군집이 어느 정도 이뤄져 있고, 그 집단이 안정적인 상태라는 뜻이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