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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구경 갔다가 인파에 밀려 유모차랑 부딪혔는데 애엄마가 '진단서'를 끊겠답니다"

좁은 벚꽃길에서 유모차와 부딪혔다가 아기 엄마 아빠로부터 황당한 요구를 들었다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SBS '우리 갑순이'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벚꽃 구경 중 아기 부모로부터 황당한 요구를 들었다는 한 여성의 사연이 화제다.


지난 1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애기유모차를 부딪혔는데 진단서를 끊겠대요'라는 제목의 사연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이날 주말을 맞아 벚꽃길을 걷고 있었다. 주말이라 흐드러지게 핀 꽃을 보러 나온 인파로 인해 길은 혼잡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삼거리 쪽에서 길이 합쳐지면서 사람들이 합류하는 지점에 다다랐을 때, 문제가 발생했다.


A씨가 급히 움직이다 반대편에서 오던 유모차 바퀴에 발이 걸리다시피 부딪힌 것이다.


심하게 부딪힌 것은 아니었기에 A씨는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한 뒤 가려고 하는데 유모차를 끌던 부부가 그를 불러 세웠다. 이후 A 씨에게 따져 묻기 시작했다. 


A씨는 "부부 중 애기 엄마가 '그러고 가시면 어떡하냐'라고 했다. '죄송해요. 괜찮으세요?'라고 했지만 솔직히 길 가다 흔히 가볍게 부딪히는 그 정도였어서 괜찮고 말고 할 것도 없었다. 그런데 대뜸 '애가 어린데 다쳤냐고도 안 물어보느냐'라고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아기 엄마는 "부딪힐 때 유모차가 흔들려서 유모차 기둥에 얼굴이라도 부딪혔으면 어쩔 거냐"라며 A씨를 추궁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MBC '내사랑 치유기'


A씨는 의아했지만 죄송하다고 여러 차례 사과를 했다. 부부는 붐비는 시간이니 조심성 있게 다니라며 그를 나무랐다.


대화 도중 A씨의 눈길을 사로잡는 부부의 행동이 있었다.


A씨는 "옆에서 애 아빠가 애 엄마한테 귓속말처럼 뭐라고 몇 번 말을 했는데 그때마다 아기 엄마가 약간 나무라는 식으로 말하더니 나중에는 얼굴까지 벌겋게 돼서 연락처를 남기고 가라고 길길이 뛰다시피 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길에 서서 언쟁하기에는 아기도 너무 얌전히 있었고 부딪혔다고 울지도 않았다. 유모차에 비닐 같은 게 덮여 있어서 안을 자세히 보지는 못했지만 다칠 만 한 충격이 전혀 아니었다"라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연락처까지 드리고 가야 하냐고 물었더니 진단서를 끊어둬야 돼서 그렇다더라. 아기들은 자기가 어디 아픈지도 모르고 병원 가기 전에는 티도 안 난다고. 아기 아빠는 와이프한테만 속닥속닥하다 그냥 연락처를 주고 가라고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결국 아기 부모에게 연락처를 주고서야 자리를 뜰 수 있었다.


억울했던 A씨는 "이게 그렇게 잘못한 건가? 유모차 부딪힌 걸로 서너 번 죄송하다 했으면 된 것 같은데 진단서 끊어서 뭐 어쩌겠다는 건지. 치료비 달라는 건가? 아기는 진짜 다친 곳이 하나도 없어 보였다. 자는지 깼는지 노는지 구분도 안 갈 정도로 얌전했다"라며 누리꾼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사연을 접한 대부분의 누리꾼들은 연락처를 준 것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누리꾼들은 "일부러 부딪힌 것도 아니고 혼잡한 인파에 서로 부딪힌 것이면 쌍방 과실 아닌가", "이 정도의 언쟁이 생겼으면 경찰서에 신고부터 했어야 했다. 신상을 모르는 사람에게 준다는 것 자체가 나중에 자신이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치료비를 얻으려 한 것 같은데 만약 진단서 끊어서 돈 달라고 하면 공갈 사기로 역고소해라" 등의 조언을 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아이를 학대해서 다친 것을 뒤집어 씌우려고 하는 거 아니냐"라고 우려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