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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당시 18살 나이에 설악산서 전사한 허창식 하사...72년 만에 가족 품으로

허 하사는 1933년 4월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에서 3남 1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인사이트故 허창식 하사 유해의 전체 골격 사진 / 국유단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만 18살 때 한국전쟁(6·25전쟁)에 참전해 장렬히 전사한 청년 장병이 72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간다.


30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지난 2011년 강원도 인제에서 발굴한 6·25전쟁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故 허창식 하사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유단이 유해 발굴을 시작한 2000년 4월 이후 207번째로 신원이 확인된 사례다. 이번 신원 확인은 고인의 남동생 허창화씨(87)의 아들이 국유단의 유해 발굴 사업을 알고, 부친과 함께 제주 서귀포시 서부보건소에서 유전자 시료 채취에 참여한 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


국유단은 2021년 채취한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와 고인의 유해 유전자를 정밀 분석해 형제 관계를 확인했다.


인사이트故 허창식 하사의 유품 / 국방부


허 하사는 1933년 4월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에서 3남 1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과 농사를 지으며 생계를 이어가던 중 1950년 6·25전쟁 발발하면서 같은 해 9월 제주 훈련소를 통해 입대했다.


허 하사는 이듬해 5월 7~13일, 인제 저항령에서 벌어진 '설악산 부근 전투'에 참전했다가 이곳에서 산화했다. 


'설악산 부근 전투'는 전쟁 당시 국군 제11사단이 동해안으로 진격하는 과정에서 북한군 6사단과 벌인 전투다.


인사이트발굴 당시 故 허창식 하사의 유해 / 국유단


국유단에 따르면 저항령은 해발 1100m 이상 험난한 산악지역으로, 당시 기록에 탄약과 식량 보급에 제한이 많았다고 적혀있다. 국유단 역시 유해 발굴 과정에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고인의 유해는 육군 제12보병사단 장병들과 함께 2011년 5월 실시한 기초 발굴 도중 저항령 정상 바위틈에서 넙다리뼈가 처음 발견됐다.


이후 바위를 치워가며 주변을 살펴 틈새에 산발적 형태로 분포돼 있던 발가락뼈, 발목뼈 등 유해를 추가로 수습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유단은 "해당 유해를 정밀 감식한 결과 일부 골격에선 불에 노출돼 수축·손상된 흔적이 확인됐다"며 "M1 카빈총 실탄과 철모 등 유품도 함께 발견됐다"고 밝혀 당시 치열했던 전투상황을 짐작하게 한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고인의 유해 신원이 확인됐단 소식에 남동생 허창화씨는 "죽기 전에 찾아 정말 다행"이라며 "형님을 찾기 위해 고생한 모든 분에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허 하사의 형인 故 허창호 하사도 6·25전쟁 당시 11사단 소속으로 전북 순창지구에서 참전했다가 1951년 1월30일 동생보다 먼저 전사했다고 한다.


두 형제의 숭고한 희생에 많은 이들이 감사를 표하고 있다.


한편 6·25 전사자 유가족은 전사자의 8촌까지 유전자 시료 채취로 신원 확인에 참여할 수 있으며 유전자 정보로 전사자 신원이 확인될 경우 포상금 1000만원을 지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