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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3700만원' 받는 여자가 '하류인생'이라며 쓴 글에 사람들 박수가 쏟아진 이유

자신을 연봉 3700만 원 받는 하류인생이라고 말한 여성이 사람들의 박수를 받았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연봉 3700만 원 받는데 임신했다며 '하류인생'이라는 여성...사람들은 '이렇게' 반응했다


[인사이트] 최민서 기자 = 한 여성이 자신을 '하류인생'이라고 비하했지만 사람들은 오히려 박수를 보냈다.


최근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블라 기준 나는 하류인생이겠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년에 결혼하자마자 아기가 생기는 바람에 현재 임신 8개월 차라는 A씨는 "나는 연봉 3700만 원, 남편은 4000만 원 받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는 "지금 경기도 신축 오피스텔 2억 3천만 원짜리에 살고 있고 아직 차도 없다"며 "솔직히 돈 모으고 아기 가지려고 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아이가 생긴 것 자체가 축복이라 생각해 잘 키워보려 한다는 A씨는 "친정에서 재개발 분양권 8000만 원짜리를 내 앞으로 사줬는데 그게 곧 조합원 분양계약이라고 해서 계약금 모으느라 허리띠 바짝 졸라매고 살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아기 출산 준비와 계약금 모으기를 함께 하니 자린고비 일상이 계속됐고, 그 와중에 휴직을 시작해서 소득까지 반 토막 났다"면서 "우리 부부는 차도 없는데 명품 가방이나 비싼 시계 사는 건 사치 같아서 하나도 없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사람들이 일제히 박수 친 이유


그러나 조금만 더 고생하면 서울은 아니어도 수도권에 번듯한 집 한 채가 생긴다는 생각으로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는 그는 "둘이 합쳐서 실수령 500만 원 조금 넘지만, 결혼 5개월 만에 출산·육아 용품과 전세 대출 원금도 2000만 원이나 갚았다"고 뿌듯해했다.


그러면서 "얼른 분양 계약금까지 만들어놓고 남편 소원인 '투싼 현금 박치기'가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A씨는 "경제적으로 부유하지 못한 게 아이한테 미안하지만 완벽한 부모가 아니더라도 노력하는 부모가 되려 한다"며 "다 커서 뒤돌아 봤을 때, 손에 잡히는 물질은 부족할지라도 마음에 남는 부모와의 추억만은 가득했으면 좋겠다"고 마무리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의 글이 공개되자 누리꾼들은 "집안은 평범할지라도 부모 멘탈은 이미 상류층"이라며 태어날 아기에 대한 축복을 전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돈이 아닌 행복을 좇는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다"며 "이런 부모를 만날 아이는 누구보다 건강하고 훌륭하게 클 것 같다"고 덕담을 던졌다.


한 누리꾼은 "바쁜 일상에 지쳐서 나도 모르게 파랑새를 멀리서 찾고 있었는데, 이 글을 보고 나서 행복은 가까이 있다는 걸 다시 느꼈다"며 A씨에게 고마워하기도 했다.


한편 '사다리 끊긴 세대'라고 불리는 2030 젊은 남녀들은 다른 세대와 다르게 돈에 대한 절박함이 많이 엿보인다.


특히 비혼, 비출산을 외치는 2030 세대들은 결혼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금전적인 여유'를 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