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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식이 'LH 거지' 소리 들을 바엔 애 안 낳을래요"...MZ 직장인 여성이 블라인드에 올린 글

끝없이 추락하는 출산율을 본 어느 직장인 여성이 아이를 가지지 않겠다는 한탄의 목소리를 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최재원 기자 = 지난해 국내 출생아 수가 사상 처음으로 24만 명 대를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2021년에 기록한 0.81명에서 한차례 더 내려앉았다.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출산율을 보고 어느 MZ세대 여성 직장인은 자신도 출산을 하지 않겠다며 한탄을 쏟아냈다.


지난 24일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출산율 0.78명을 보고 느낀 점을 기록한 어느 직장인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여성 A씨는 "나라가 망하겠구나"라며 "나 역시도 결혼 적령기 여자고, 오래 사귄 남친도 있지만 출산은커녕 결혼 생각도 못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우리 세대가 원하는 그림은 최소 안정된 수입이 있고, 자가도 가지고 있고, 아이 영어유치원도 보내고, 아이가 좋아하는 예체능은 하나 정도 시켜주면서 해외여행도 같이 다니는 가족을 꿈꾼다"며 "이건 비단 나뿐 아니라 내 주변 평범한 내 또래 사람들이 최소 이 정도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저 그림과는 아주 멀게 (결혼을 하면) 구질구질하게 살 그림이 보인다. 아마 빌라나 아파텔, 또는 LH에서 (신혼을) 시작해야 할 거고, 영유는커녕 애 낳는 순간 해외여행은 당분간 못 가겠지"라고 한탄했다.

 

또 A씨는 "아이는 빌라에 사는 고만고만한 집안의 아이들과 그저 그런 공립학교에서 적당히 자라날 거야"라며  "우리 부부가 맞벌이로 허덕이는 동안 바이올린이고 골프고 피겨스케이팅이고 나발이고 그냥 동네 학원이나 보낼 수 있으면 감사할 거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는 "이 생각을 하면 너무나 괴로워서 아이를 갖는다는 상상 자체를 하기가 싫어질 지경이다"며 탄식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인사이트


A씨는 일부 초등학생들이 'LH거지'라고 하며 학우들을 왕따시키기도 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얼마 전 초등학생들이 'LH거지'라느니 하면서 왕따를 시킨다는데 아마 내 자식도 무시를 당하는 학창 시절이 생기지 않을까"라며 "비참한 생각과 공포에 질린다"고 말했다.

 

사연을 접한 직장인들은 "공감한다", "평범하게 사는 것이 너무나 어려워졌다", "다들 눈이 너무 높아졌다", "대체 어디서부터 세상이 잘못된 걸까" 등의 공감 섞인 반응들을 쏟아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일부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친구들의 주거지 형태나 소득 수준에 따른 별명을 붙여 놀림감으로 삼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들은 빌라에 살면 '빌거지', 임대아파트에 살면 '휴거지', '엘사' 등의 표현으로 친구들을 놀린다고 전해진다. 


뿐만 아니라 주택 소유 형태에 따라 전세에 살거나 월세에 사는 이들은 '전거지'와 '월거지'로 표현하기도 한다고 해 충격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