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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 낙찰받은 집 들어가니 자식들이 버린 노부부가 살고있었습니다"

부동산 경매로 집을 낙찰받은 낙찰자가 80대 노부부를 위해 거처부터 공과금까지 모두 해결해줬다는 가슴 따뜻한 사연이 알려졌다.

인사이트YouTube '부동산2인자_쉽게배우는부동산'


부동산 경매로 낙찰받았는데...그 집에는 80대 노부부가 살고 있었다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부동산 경매에서 주택을 낙찰받으면, 낙찰자는 수익 실현을 하기 위해 낙찰받은 집에 살고 있는 채무자 혹은 세입자를 명도 해야 한다. 명도는 쉽게 생각해 '이사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낙찰자는 경매에서 적법한 방법으로 돈을 내고 새로운 소유자가 됐기 때문에 소유권이 자신에게 이전된 이후 다른 사람이 자기 집에 살고 있으면 불법 점유를 신청할 수 있다. 즉 낙찰자의 명도는 법의 테두리 안에 허용되는 행위이고, 잘못된 행동이 아니다.


낙찰자는 낙찰 후 잔금까지 치르면 적법한 과정을 통해 소유주가 된다. 그럼 자기 집에 버티고 있는 점유자를 내쫓을 수도 있다. 점유자를 내쫓는 '강제 집행'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진행 할 수 있는 일이다.


인사이트YouTube '부동산2인자_쉽게배우는부동산'


그런데 만약 낙찰받은 집에 80대 노부부가 살고 있다면 어떨까. 자식은 노부부의 거처에 관해 나몰라라 하는 상태다.


지난 2일 유튜브 '부동산2인자_쉽게배우는부동산'에 "낙찰받았더니 자식들이 내다버린 치매어르신을 내보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명도방법도 있습니다!"는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낙찰자 A씨는 "낙찰받고나서 집을 가보니 80대 노부부가 살고 있었다. 80대 할머니는 방에 누워 계셨고, 어르신 한 분이랑 얘기했다"고 말했다.


인사이트YouTube '부동산2인자_쉽게배우는부동산'


80대 노부부 둘 다 의사소통 안 돼...자식들도 있는데 노부부 거처에 관해선 나몰라라 하는 상태 


이어 "할머님은 의사소통이 전혀 안 되었고, 할아버지도 귀가 잘 안 들리시는 상태여서 소통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문제는 명도다. 명도한 이후 잔금을 치러야만 A씨는 집주인이 된다. 잔금을 치르기 전까지는 집주인이 아니다. 다시 말해 A씨는 이 집을 포기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포기하게 되면 자신의 보증금인 약 700만 원을 포기하고, 다른 경매 물건을 알아보면 된다. 그러나 A씨는 명도를 포기하지 않았다.


A씨는 "이전 낙찰자도 노부부가 소통을 완강히 거부해서 보증금 약 700만 원을 포기했다. 그러나 난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인사이트YouTube '부동산2인자_쉽게배우는부동산'


A씨가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단순히 수익 실현만을 위해서는 아니었다. 갈 곳 없는 80대 노부부의 안식처를 마련해주기 위해서였다.


그는 "자식들도 책임지지 않는다고 한다. 내가 이번에도 이전 낙찰자처럼 포기하게 된다면, 이런 상황은 계속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면, 결국 강단 있는 낙찰자에게 강제집행 당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강제집행은 낙찰자의 집에 불법 점유하고 있는 자를 적법하게 내쫓는 절차다. 만약 강제집행 하게 된다면, 80대 노부부는 길거리에 나앉게 되는 상황이었다.


인사이트YouTube '부동산2인자_쉽게배우는부동산'


법적으로 내쫓을 수도 있는데 집·월세·보증금·공과금 등 모든 걸 해결해준 낙찰자..."마음이 편안해졌다"


A씨는 80대 노부부를 편안한 곳으로 모셔다드리고 싶었다. 그는 "LH에서 나오는 '긴급주거서비스'라는 정책이 있다"면서 "(LH에서 나오는 집)이 집에서 살게 되면 영구적으로 거주가 가능하고, 월세 보증금도 매우 저렴하다. 또 월세는 구청에서 따로 신청해서 지원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A씨에게는 80대 노부부에게 이렇게까지 도움을 줄 이유는 없다. 다만 A씨는 80대 노부부의 상황이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해 몸소 나섰다.


그는 "보증금 200만 원이 없다고 하셔서 100만 원을 보태드렸다. 월세 지원, 전기 및 수도가스 감면 서비스도 대신해드렸다"고 말했다.


인사이트YouTube '부동산2인자_쉽게배우는부동산'


아울러 A씨는 80대 노부부가 새로운 안식처로 이동할 수 있게끔 '이사비'도 지원했다. 낙찰자는 자기 집에 불법 점유하고 있는 임차인 혹은 채무자에게 단 1원도 줄 의무가 없다. 이 모든 행동은 A씨가 자신의 손해를 무릅쓰고 한 행동이다.


어르신들을 안전한 거처로 이동해준 이후 A씨는 "너무 안타까우면서도 화가 났다. 자식들이 있는데도 나몰라라 했기 때문이다"라며 "그래도 지금은 마음이 편하다. 강제 집행을 통해서 명도한 게 아니라, 직접 하나부터 열까지 다 해드렸기 때문에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초고난도(?) 명도 과정을 본 누리꾼들은 "좋은 일 하셨다. 할아버지, 할머니 부디 건강하시길", "당신 같은 낙찰자를 만나서 다행이다", "자식들이 할 일을 대신 해주시다니.. 진짜 자식들은 너무하다"고 말했다.


YouTube '부동산2인자_쉽게배우는부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