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 15℃ 서울
  • 15 15℃ 인천
  • 13 13℃ 춘천
  • 10 10℃ 강릉
  • 15 15℃ 수원
  • 17 17℃ 청주
  • 17 17℃ 대전
  • 13 13℃ 전주
  • 17 17℃ 광주
  • 16 16℃ 대구
  • 15 15℃ 부산
  • 16 16℃ 제주

모바일 청첩장 준 10년 지기 친구 결혼식, '만삭'이라 못 간댔다가 '손절' 당했습니다

만삭의 몸이라 절친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했던 여성은 '손절'을 당하는 뜻밖의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만삭의 몸이라 절친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했던 여성은 '손절'을 당하는 뜻밖의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결혼식 불참했다가 손절 당했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화제를 모았다.


작성자 A씨는 친구들 중 가장 먼저 결혼을 했으나 형편상 결혼식을 올리지 않았고, 그래서 축의금도 받지 않았다.


이에 대해 10년 지기 친구 B씨는 당시에 "그래도 피로연이라도 열고 저렴한 뷔페라도 잡아야 내가 축의 하지 않겠냐. 밥도 못 얻어먹는데 축의 하긴 좀 그렇다"라고 불편한 감정을 전했었다.


A씨는 정말 축의금을 받을 생각이 없었기에, 의사를 재차 정확히 전달했고, 그렇게 일은 마무리됐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시간이 흘러 A씨의 경제 사정도 어느 정도 좋아졌다. A씨는 축의금을 받지 않았지만, 친구들이 결혼 소식을 전해 올 때마다 10만 원씩 축의금을 보냈다.


뿐만 아니라, A씨가 축의를 계속 거절해도 끝까지 주머니에 축의금을 넣어주고 도망쳤던 좋은 친구들에게는 30만~50만 원씩 축의금을 보내기도 했다.


최근 친구 B씨도 결혼 소식을 알려왔다. 모바일 청첩장으로 말이다.


심지어 결혼식장은 부산이었다. 거리도 멀기 때문에 A씨는 현재 임신 9개월이라 참석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는 "지금 당장 출산해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라 참석하려면 남편과 함께 가야 한다. 두 명 왕복 KTX 비용에 숙박비까지 하면 돈이 꽤 든다"라며 과거 B씨가 '밥도 안 사고 축의를 바라냐'는 식으로 말한 것이 서운하기도 해,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겠단 의사를 전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B씨에게 "몸이 무거워서 혼자 가기도 힘들고 첫 임신이라 장거리 이동이 겁나고, 경제적으로도 조금 부담된다"면서 "정말 미안하지만 축의만 하고 나중에 아기 낳고 몸 좀 풀면 아이 맡기고 나 혼가 부산 가서 밥 사겠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B씨는 "임신했다고 결혼식 못 오겠다는 소리는 살다 살다 처음 듣는다. 십몇년의 세월이 아깝다. 다른 친구한테 축의금 50만원  했다는 거 들었다. 그럴 돈으로 KTX 비용하고 남편이랑 둘이 와서 축의금 10만 원만 해도 차별이라는 생각 안 하고, 고맙다고 생각했을 거다"라며 화를 냈다.


이미 B씨는 A씨를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 A씨는 결혼식으로 친구를 거를 수 있어 다행이라면서도, 이래저래 생각이 어지럽다며 글을 마쳤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대부분 A씨 편에 섰다. B씨의 무례함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특히 만삭의 임신부에게 장거리 이동을 강요하는 행동이 진짜 친구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여럿 있었다.


오랜 세월을 함께 했다고 해서 진정한 친구는 아니다. 10년이란 세월이 아깝기는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A씨가 진짜 자신의 사람들을 추려내는 선구안을 가지게 됐다면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것일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