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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선택 사건 '현장검증' 간 소방관이 절대로 하지 않는 4가지 '행동원칙'

극단적 선택 사건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이 장에 도착하기 전에 항상 마음속에 새기는 원칙이 있다고 밝혔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극단적 선택 사건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의 글이 화제를 모았다. 그는 현장에 도착하기 전에 항상 마음속에 새기는 원칙이 있다고 밝혔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극단적 선택 현장 다녀왔습니다. 여러분 극단적 선택하지 마세요'란 제목으로 소방관으로 추정되는 누리꾼 A씨의 글이 주목받았다.


A씨는 "출동 접수되고 지령서를 읽는데 느낌이 오더라. 오늘도 극단적 선택이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며 출동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경제 선진국 위대한 대한민국에서 대체 왜 이렇게 극단적 선택을 많이 할까.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 보잘것없는 생명 하나가 오늘도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에게는 극단적 선택 사고 현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마음속에 새기는 원칙 4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옷장 열지 말기', 두 번째는 '시신과 눈 마주치지 말기', 세 번째는 '유가족 쳐다보지 말기', 네 번째는 '이건 일일 뿐이라는 것 인식하기'다.


A씨가 출동한 사건 현장은 좋은 아파트였다. 시신의 부패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보아 숨을 거둔 지는 꽤 오래된 듯했다. 


그는 듣지 못하는 당사자를 향해 '이렇게 좋은 곳에 살면서 왜 극단적 선택을 했는지'를 속으로 계속해서 물어본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러면서 현장 검증 사진을 찍고, '너무나 싫었던 이 세상을 떠났으니, 그곳에서는 부디 맘 편히 사십쇼'라며 죽은 이의 명복을 빈다. 


그에게 극단적 선택 사건 현장을 가는 길은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고 있다. 참혹한 현장은 침대에 누웠을 때도 계속 머릿속을 맴돈다. 


가끔은 악몽에 잠을 깨기도 한다. A씨는 그럴 때면 잠에서 깨어 약을 먹고 음악을 크게 튼 다음 다시 침대에 눕는다고 전했다. 


그는 "여러분 힘드시죠? 저도 힘드네요. 우리 그냥 딱 한 번만 믿어볼래요? 오늘보다 내일은 더 나을 거라고. 분명 내 인생에도 웃으며 행복하다고 말하는 순간이 올 거라고"라며 더 이상 안타까운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랐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누리꾼들은 A씨의 노고에 안타까움과 감사함을 전했다. 


이들은 "소방관들은 정신과 치료 지원해줘야 한다", "트라우마가 장난 아닐 거 같다", "소방관님 항상 응원합니다"라고 했다. 


공공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희생을 감수하는 소방공무원, 경찰공무원 등의 작업 환경은 상시 위험에 노출돼 있고, 때로는 안전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지난 2021년 소방공무원 마음 건강 설문조사에 따르면 소방관 5만 3980명 중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앓는 이는 전체의 5.7%(3093명), 우울증은 4.4%(2379명), 극단적 선택 생각 빈도가 높은 위험군은 4.4%(2390명)으로 나타났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