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토)

밧줄로 주민 구한 '밧줄 영웅', 상금 1천만원 기부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밧줄을 타고 주민들을 구한 '밧줄 영웅'이 최고 시민 영웅으로 뽑혀 받은 상금을 또 다른 영웅들에게 나눠줘 훈훈함을 더하고 있다.

 

지난 9일 S-OIL 본사에서 열린 '2015 올해의 시민 영웅 시상식'에서 최고 시민 영웅으로 뽑힌 이승선(51) 씨가 상금으로 받은 1천만원을 전액 기부한 사실이 알려졌다.

 

앞서 지난 1월, 이승선 씨는 경기도 의정부 한 아파트에서 대형 화재를 목격했다. 그는 평소 차량에 비치해둔 로프를 이용해 건물 외벽을 타고 올라가 화재 건물 내부에 있던 주민 10여 명을 구했다.

 

이에 S-OIL 측은 이승선 씨를 시민 영웅으로 뽑아 1천만원을 상금으로 줬지만 그는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을 위해 써달라며 상금을 복지재단에 전액 기부했다.

 

상금은 육·해·공군과 해병대 교관, 여군, 중국어선 단속 해경, 밤샘 근무하는 경찰관, 소방, 생활문화개선 시민단체 '아나기' 등 10곳에 각 100만원씩 전달될 예정이다.

 

이승선 씨는 "큰 금액은 아니지만 연말을 맞아 서로 격려하는 따뜻함이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히며 "우리 사회의 허리 부분에서 묵묵히 고생하는 분들과 자비로 장갑까지 사들여가며 화재 현장에서 고생하는 소방관에 대한 뉴스를 볼 때 가슴이 너무 아팠다"고 말했다.

 

한편, 이승선 씨는 S-OIL뿐만 아니라 LG 복지재단 측에서도 의인상과 상금 등을 주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지만 S-OIL의 시민 영웅과 달리 자신만 따로 의인으로 추대받는 것이 부담스럽다며 거절했다.

 


 

이영진 기자 youngji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