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한지 3개월 만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스스로 세상을 등진 30대 남성의 사연이 뒤늦게 전해졌다.
유족들은 "근무지에서 특정 간부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당하고, 괴롭힘을 지속적으로 당하다 결국 이 같은 사고가 벌어졌다"라고 호소했다.
25일 서울신문은 지난 12일 장수 농협의 한 30대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에 대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직원은 2주 전, 사무실 인근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들은 직장 내 괴롭힘이 원인이라며 진상 파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상사에게 괴롭힘을 당해 신고를 했음에도 농협 측이 적극적인 대책을 세우지 않은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족들에 따르면 숨진 A씨는 2019년 장수 농협에 입사했다. 지난해 1월 간부 B씨가 부임한 뒤부터 괴롭힘을 당했다.
B씨는 다른 직원들 앞에서 A씨에게 인격모독성 발언을 쏟아냈다고 한다. 한 사람이 처리할 수 없는 업무를 강요당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유족들은 "B씨는 A씨가 집이 부자여서 재수 없다는 식으로 말했다"라며 "외제차를 문제 삼았고, 커피와 랍스터를 사라고 강요하기도 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A씨는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다 전주 한 병원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기도 했다"라고 덧붙였다.
A씨는 생을 마감하기 전인 지난해 9월,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문자메시지를 남긴 뒤 잠적했다. 경찰이 추적 끝에 찾아냈고, 농협 측도 이를 파악해 진상 조사에 나섰지만 변한 것은 없었다.
심지어 농협 측은 B씨에게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결국 A씨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서에는 "이번 선택으로 가족이 힘들겠지만, 이 상태로 계속 간다면 힘들 날이 길어질 거라는 생각이 든다"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유족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