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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 후 복귀하자 사라진 책상...아빠는 "뭐든 시켜달라"며 무릎 꿇었다

선천적 질병을 앓는 딸을 돌보기 위해 육아휴직을 쓴 직장인 아빠의 눈물겨운 괴롭힘 극복기가 많은 이들을 울렸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MBC '미치지 않고서야'


[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선천적 질병을 앓는 딸을 돌보기 위해 육아휴직을 쓴 직장인 아빠의 눈물겨운 괴롭힘 극복기가 많은 이들을 울렸다.


지난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선례없는 중견기업 아빠 육아휴직 후기'라는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 A씨는 직원 약 300명, 연 매출 약 2,000억에 달하는 중견기업에 다니고 있는 아들, 딸 두 아이의 아빠다.


그는 지난 2017년 11월 1일, 회사 내 최초로 아빠육아휴직을 신청하게 됐다고 한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Korea


딸이 선천적으로 앓고 있던 질병 케어에 전념하고자 한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딸을 돌보며 정신없이 1년을 보낸 A씨. 드디어 복귀하기로 한 날 회사에 가보니 책상이 사라진 상태였다고 한다.


그렇게 A씨는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며 기약 없는 '대기 발령'을 기다리게 됐다.


친하게 지내던 동료들이 자신을 피한다는 느낌을 받고는 식당에도 가지 않으며 하루하루를 눈물로 버텨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그러던 중 연말을 맞아 이전 팀의 회식 자리에 참석한 A씨는 이날 한 가지 결심을 했다.


마침 고위직 간부와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던 터라 집까지 데려다준 뒤 무릎을 꿇은 것이다.


"어떤 일이라도 하겠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후 A씨의 커리어와는 전혀 관련이 없던 팀으로 발령이 나 일을 할 수 있게 됐다고 한다.


더욱 충격적인 것인 이 다음이었다. 발령 당시 윗선에서 '최대한 힘들게 해서 못 버티고 스스로 퇴사하도록 만들어라'라는 특명이 전해졌다는 것.


다행히 새로운 팀의 팀장·팀원들과 이전부터 친하게 지내고 있던 터라 버텨낼 수 있었다고 한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후 1년 뒤 더 좋은 회사에서 이직 제안이 왔고 A씨는 모든 직원들, 특히 엄마 직원들의 환대를 받으며 멋진 퇴사를 했다.


A씨는 "이후 그 회사에서는 'A처럼 못할꺼면 육아휴직 꿈도 꾸지마'라는 말이 생겼다"며 "실제로 아직까지 아빠 육휴 신청한 사람이 없답니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A씨는 딸도 최근 완쾌해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해피엔딩'을 전했다.


인사이트tvN '막돼먹은 영애씨'


한편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체 육아휴직자는 11만555명으로 이 가운데 남성 육아휴직자는 2만9041명으로 26.3%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 마저도 대기업 직장인인 경우가 많아 중견·중소기업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남성 육아휴직'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반응이 많다. 


최근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산시 단원구갑)은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 내용을 포함하는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과 '고용보험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정부의 휴가 급여 지원 대상 기업 확대, 배우자 출산휴가 급여 지원 확대, 배우자 출산휴가 10일→30일 확대, 남성 노동자의 육아휴직 기간 3개월 의무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