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줄곧 "국민의 목소리를 듣겠다"라고 천명해왔다. 국민의 말에 귀를 기울이겠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지난 10일 '성남 FC 후원금 의혹 사건'으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모습에서 위와 같은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민감한 질문을 하는 기자들을 커트시키는 장면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YTN 돌발영상에는 이 대표가 성남지청에 출석하는 과정과 조사 후 현장을 빠져나오는 장면을 담은 스케치 영상을 올렸다.
이날 이 대표는 12시간가량 조사를 마치고 밤 10시 42분께 성남지청 본관을 빠져나왔다.
빠져나오는 이 대표의 옆으로 기자들이 바싹 붙었다. 권력자를 향해 민감한 질문을 던졌다.
두 기자는 "성남시가 후원금을 강요했다는 지시가 있었다는 증언이 있었는데, 혹시 대표님 지시가 있었습니까", "(대장동 관련) 공소장에 공모했다고 적시됐는데요", "검찰 티타임 거절하신 건 어떤 뜻이셨나요" 등의 질문을 했다.
하지만 답을 듣지 못하고 이내 영상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이 대표 뒤를 따르는 민주당 의원들에 의해 커트당해버린 것이다.
먼저 천준호 의원이 대장동 관련 공소장 질문을 하는 기자를 옆으로 세게 밀었다. 그 뒤를 이어 정청래 의원이 후원금 지시 강요 의혹&티타임 관련 질문을 하는 기자를 옆으로 밀어버렸다.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문제와 관련한 답을 들을 수는 없었다.
영상을 접한 국민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 질문에 귀 기울이지 않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그동안 강조한 말과 행동이 다른 것은 모순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기자들에 대한 비판도 일부 있었다. 보여주기식 질문만 한 뒤 일부러 자리를 비켜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런 취급을 당하고서도 가만히 있어서야 되겠느냐는 뼈아픈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이 대표는 오늘(12일) 국회 사랑재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이미 수명을 다한 현행 대통령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꿔 책임 정치를 실현하고 국정의 연속성을 높여야 한다"라며 "대통령 결선투표제 도입으로 연합 정치와 정책 연대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일도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와 감사원 국회 이관 등 제왕적 대통령제 극복을 위한 조치도 필요하다"라며 "직접민주주의 확대, 5·18 민주화운동 헌법 전문 수록 등도 행동으로 옮길 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