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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부부 풍자 작품 '해먹을 결심' 등 국회 전시회 철거 논란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정치풍자 작품 전시회가 개막 하루 전 밤 사이에 기습 철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인사이트Instagram 'o_deng96'


[인사이트] 정인영 기자 =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정치풍자 작품 전시회가 개막 하루 전 밤 사이에 기습 철거돼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민주당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부터 국회 의원회관 2층 로비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3 굿바이展 인 서울' 작품들이 새벽 2시께 강제 철거됐다.


해당 전시회는 서울민족예술단체총연합과 굿바이전시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더불어민주당 강민정·김승원·김영배·김용민·양이원영·유정주·이수진·장경태·최강욱·황운하 의원과 무소속 윤미향·민형배 의원 등 국회의원 12명이 공동주관한 전시회로, 작가 30여명의 정치풍자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었다.


인사이트Instagram 'o_deng96'


전시회는 당초 국회 측으로부터 허가를 받은 상태였으나 전날 국회사무처 측은 돌연 전시를 공동 주관한 의원실들에 자진철거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사무처 공문에 따르면 철거 요청 사유는 '국회의원회관 회의실 및 로비 사용내규' 제6조 제5호를 위반한 작품을 전시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전시회가 위반했다는 취지였다. 


해당 조항은 '특정 개인 또는 단체를 비방하는 등 타인의 권리, 공중도덕, 사회윤리를 침해할 수 있는 회의 또는 행사로 판단되는 경우 회의실 또는 로비 사용을 허가하지 않는다'고 규정돼 있다.


국회 측이 수차례 반복해서 공문을 보냈으나 주최 측이 이미 의원회관 로비에 설치된 작품들은 철거하지 않자 결국 밤사이 철거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인사이트주최측 블로그


해당 전시회에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현 정부를 원색적으로 비판하는 정치풍자 작품이 여럿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대통령실 공사 수의계약 해먹을 결심'이라 쓰여 있거나 김건희 여사가 "논문표절 46%도 박사 통과됩니다"라고 말하는 모습, 술 취한 윤 대통령 옆에 한동훈 장관을 안경쓴 개로 묘사한 그림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시품 철거와 관련해 주최측 국회의원들은 "웃자고 얘기하는데 죽자고 덤비는 국회사무처"라며 "사무총장을 감독하는 김진표 국회의장이 책임져야 한다. 김 의장은 이제라도 작품이 정상적으로 시민들에 다가갈 수 있도록 철거한 작품의 조속한 원상복구를 지시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으로 입장문을 발표했다.


또 전시회에 참여한 작가들도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만평과 풍자도 무서워하는 허약한 나라가 되었다는 것이 슬프다"며 "이건 민주주의에 대한 폭거이자 표현의 자유에 대한 억압"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