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임기수 기자 = 친아빠에게 성폭행을 당한 21살 여성이 학교 기숙사에서 숨진 채 발견 됐다.
현장에서 이 여성이 쓴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1년 전 친아버지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뒤 경찰에 곧바로 신고했지만 좌절당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지난 26일 MBC 뉴스데스크는 친족 성폭행을 당한 후 극단적 선택을 한 21살의 여성의 유서가 발견 됐다는 소식을 단독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달 7일, 서울의 한 직업전문학교에서 기숙시설로 활용하던 호텔에서 21살 최수롱 씨가 혼자 숨진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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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유서 형식의 메모가 발견 됐다.
유서에는 "저는 직계존속인 아버지에게 성폭력을 당했다, 그런데 10달이 지나도록 사건의 진전이 없다"로 시작하는 메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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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작년 마지막 날, 최 씨는 아버지로부터 저녁을 사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20년 전 가정폭력 문제로 어머니와 이혼한 뒤 사실상 연락이 끊겼던 친부였다.
이날 아버지는 최 씨를 자신의 집에 데려갔고 갑자기 신체적인 접촉을 시작했다. 속옷까지 벗은 아버지를 보고 겁이 난 최 씨는 화장실로 피해 문을 잠그고 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강제로 문을 따고 들어와 최 씨를 폭행했고, "아빠는 다 허용된다"면서 성폭행까지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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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통화가 연결됐던 언니의 전화기에 고스란히 상황이 녹음됐다.
최 씨는 경찰에서도 이 같은 상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했지만 가해자인 친부는 범행을 부인하면서 "기억이 안 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검찰은 친부의 강제추행 혐의만 인정해 지난 7월께 재판에 넘겼다.
성폭행 미수 혐의는 물론 폭행과 감금 혐의조차 인정하지 않았고 구속영장도 한 번도 청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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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날짜마저 친부의 수술 등을 이유로 예정보다 두 달 가량 미뤄지면서 가해자는 계속해서 불구속 상태로 지내왔다.
심지어 변호사를 통해 "1천만 원에 합의하자"는 의사까지 전하기도 했다.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던 최 씨는 마지막 메모에 "언론에 뜨지 않는 사건이라고 사법부는 눈길조차도 안 주는 걸까, 얼마나 피해자들이 더 가슴 아파하고 눈물 흘리고 고통 속에 살아가야 할까"라고 적었다.
이어 친부의 실명을 적으면서, 어머니에게 "끝까지 싸워달라"고 부탁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