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가정통신문에 적힌 '중식 제공'...학부모가 전화해서는 "우리 아이는 중국 음식을 싫어한다"
[인사이트] 정봉준 기자 = 한식, 중식, 일식에서 중식(中食) 중국식 음식을 뜻한다. 조식, 중식, 석식에서 중식(中食)은 점심 식사를 뜻한다.
이어서 조식 제공, 중식 제공, 석식 제공에서 중식 제공은 당연히 점심 식사를 말한다. 중국식 음식이 아닌, 점심에 먹는 밥을 뜻한다.
가정통신문에 적힌 한자 표현 때문에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져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EBS에서 '당신의 문해력+'에 한 초등학교 교사의 일화가 소개됐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초등학교 교사 A씨는 얼마 전 가정통신문에 적힌 '중식'때문에 학부모에게 항의 전화를 받은 적 있다고 털어놨다.
A씨는 "가정통신문에 '체험학습 중식 제공'이라는 안내 문구를 본 학부모가 노발대발 화를 내며 전화하더라"라고 설명했다.
학부모가 A씨에게 전화해서 한 말은 "우리 애가 중국 음식을 싫어하는데 일방적으로 점심 메뉴를 결정하면 어떻게 하느냐"였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알림장에 '국·수·사·과'로 적어줬더니, 소면 국수와 과일 사과를 학부모에게서 받아 온 아이
이뿐만이 아니다. 단어에 대한 오해로 생기는 해프닝은 여러 가지가 있다.
어떤 날은 학생 알림장에 교과목인 국어·수학·사회·과학을 '국·수·사·과'로 적어줬다. 해당 수업을 하니깐 이에 맞는 교과서를 챙겨오라는 의미였다.
그런데 학생이 가져온 건 교과서가 아니었다. 학생이 가져온 건 소면 국수와 과일 사과였다. 부모가 알림장을 읽고, 학생에게 국수(국·수)와 사과(사·과)를 챙겨준 것이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문해력'에 대해 취약점이 있는 MZ세대가 부모가 되면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진단한다.
실제 MZ세대의 문해력은 지난 몇년 간 주요한 화두였다.
'젖살', '봇물터지다', '유니섹스', '감정평가사', '시장이 반찬이다', '명절 떡값', '갈음', '무료하다', '유선상으로 진행', '심심한 사과', '수청을 들라' 등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던 문제가 20대·30대 학부모들에게도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전문가들은 비교적 간결하고 짧게 의미를 전달하는 문서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다각도로 문해력 취약점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아이들을 위해 우리가 적응해야한다"라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